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한 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햇수로는 벌써 2년차에 접어들었다.

21대 TK(대구·경북) 초선 국회의원들은 지난 임기 1년차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슈퍼 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여(對與) 투쟁의 한계를 느꼈다고 전했다.

TK 초선 의원은 총 12명(대구 5명, 경북 7명)이다.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그럼에도 국회 2년차에는 사실상 협치가 실종된 국회에서 좀 더 여론전을 극대화해 지금의 불리한 국면을 전환해 보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힘쓰겠다고 했다.

또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3개월가량 앞둔 4·7 재보궐선거는 반드시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방식은 다르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추진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 심사에 맞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무소속 의원들의 국민의힘 복당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 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21대 국회 2년차를 맞은 TK 초선 의원들의 소회와 계획 등을 들어본다.

◆1년차 소회

TK 초선 의원들은 지난 6개월여 간 의석수로 인해 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저지하는데 한계를 느꼈다고 전했다.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을)은 “과반이 훨씬 넘는 180석을 석권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까지 독차지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을 완전 무력화시켰다”며 “의회 권력을 장악한 여당의 독주를 소수 야당이 저지한다는 것은 시스템 상으론 불가능에 가까웠고 우리당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다. 안타까웠다”고 소회했다.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은 “대한민국이 기초의원부터 대통령까지 민주당이 장악한 결과, 오만과 독선으로 밀어붙이기식 정치를 함에 따라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자괴감을 느꼈다”며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초선 의원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둘러싼 집단행동, 철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은 “활발한 공부 모임, 청와대 앞 1인 시위, 필리버스터 전원 참여 결의 등은 초선들의 자발적인 논의를 통해 시작됐다. 야당의 무력함에 대한 답답함 속에서 적게나마 희망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앞으로도 초선모임을 더욱 활발히 해 당의 혁신과 개혁을 이끌어나가는데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2년차 계획

초선 의원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여투쟁과 함께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역점을 두고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강대식 의원은 “올해는 통합신공항 이전 관련 후적지 개발 등 대구 백년대계의 첫 단추가 끼워지는 해”라며 “오랫동안 지연됐던 대구 군 공항 이전 논의가 큰 진전을 거둔 만큼 이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은 “지난해 경북도청 이전지 일대가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도심융합특구로 선정됐다. 이 일대를 통과하는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도 확정되면서 향후 도심융합특구 조성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올해는 도심융합특구 내 콘텐츠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김승수 의원은 “통합신공항 이전, 엑스코선 건설 등을 통해서 금호강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금호강 일대의 관광자원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칠곡경대병원 등이 연계된 의료융합 연구개발(R&D) 및 웰니스 산업 육성, 농수산도매시장 시설현대화 등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구체화 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구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홍석준 의원과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은 각각 성서공단 활성화와 두류공원 관광특구 지정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성서산단을 중심으로 대구산업을 혁신하는 대구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 추진에 좀 더 힘쓰겠다”며 “예결위원으로서 정부 예산안에 만족하지 않고 필요한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에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많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두류공원은 이월드, 두류 젊음의 거리 등 주변에 놀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고 성당못 주변 수변공간을 활용한 첨단 CT 실증사업의 초기 예산도 확보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테마로 서대구권 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준비는 충분하다”며 “두류공원 일대가 관광특구 지정되면 달서구의 실질적인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구미를 지역구로 둔 구자근(구미갑)·김영식(구미을) 의원은 모두 ‘구미 국가산단의 활성화’를 언급했다.

구 의원은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노후산단에 대한 경쟁력 강화사업과 SOC 사업에 대한 투자, 해외진출 기업의 복귀 지원 강화 등 국가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구미 산단 등 산업단지 지역을 둔 여야 의원들을 규합해 제도적 지원 대책 마련과 규제 개혁, 정책세미나 등을 통해 공동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구미산단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5G 테스트베드 환경 조성 등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을 하겠다”며 “특히 5공단의 분양가 인하를 추진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각종 입주기업들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은 “지난해 인구감소지역 발전방안 마련과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이 올해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심각한 만큼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 마련에도 힘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두현 의원(경산)은 “첨단 업무공간과 기술교류·투자유치를 위한 전시장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시설인 경산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의 설계비 10억 원을 확보해 대표 공약인 ‘AI 연구중심 정보통신기술(ICT) 허브’ 조성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며 “올해는 그 기반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의원(영주·영양·봉화·울진)은 “아직 부족한 교통인프라의 확충과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산업의 육성 및 발전이 올해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은 “언택트(비대면) 관광산업 기반과 인프라 확충 강화를 통해 칠곡군은 호국의 고장으로, 성주군은 성밖숲 생태 테마 관광지로, 고령군은 대가야의 고도로서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소비도 증진돼 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4·7 재보궐선거 야권단일화 ‘필요’

TK 초선 의원들은 올해 좀더 시민에 다가가서 화합을 이루고 신뢰 받아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이번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야권 단일화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희용 의원은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고 해묵은 사상논쟁을 펼치기 보다는 반문연대의 기치 아래 우리 당의 문호를 활짝 개방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 빅텐트를 구성하고, 합의를 통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룰 안에서 공정한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홍석준 의원은 “외부인사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더라도 보수 야권의 모든 후보가 모여 국민투표를 받는 ‘원샷 경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반면 윤두현 의원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한 후 외부인사와 순차적 경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가덕신공항 특별법 내달 심사, 해법은?

민주당은 다음달 임시국회 내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10조 원 안팎이 들 것으로 보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을 전액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

이에 TK 의원들은 3차례 모여 머리를 맞대는 등 후속대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TK 의원들이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과 함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박형수 의원은 “최소한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전면 보류돼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국가경쟁력, 국가재정, 지역발전 등을 고려해 신공항 건설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가령 새로 지으려는 공항이 남부권 전체를 커버하는 관문공항이 될 것인지, 아니면 지역별 거점공항 중의 하나가 될 것인지 콘셉트 설정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대식 의원은 “감사원이 김해신공항 검증위 설치와 운영 그리고 적법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며 “만일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수용한다면 위헌법률 심판청구 혹은 행정소송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식 의원은 “가덕도 법안이 통과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100% 국비 지원을 받아내야 한다”며 “역차별하면 안되지 않느냐”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양금희 의원은 “TK 의원 전원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 이에 맞서는 법안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법안의 숙려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법안 이름과 내용 등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은 법안 마련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에 걸쳐 7차례의 용역을 통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지었다. 이를 명분도 없이 뒤집는 것에 대해 국민들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철저하게 분석해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다. 국민 여론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했다.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적정 시기는?

국민의힘은 연이은 탈당으로 의석수가 102석으로 줄어든 가운데 소속 의원 11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할 변수가 발생해 개헌저지선(100석)마저 위태로워졌다.

이에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 등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연일 관심을 받고 있다.

TK 초선들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은 당 내 충분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구자근 의원은 “당내 치열한 논의와 당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형수 의원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급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이 생길 수도 있는만큼 보궐선거 이후로 결정을 미뤄야 한다”며 “이후 새롭게 출범한 당 지도부가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결정이 옳은지 득실을 차분히 따져 순리대로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대통령 경선 전이 적정 시기라는 의견도 있었다.

강대식 의원은 “대통령 경선 전 이뤄져야 한다. 지금은 경쟁력 있는 인물과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탈당과 복당을 편하게 생각하는 인물을 구분해야 한다”며 “소인배들이 다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 환심을 살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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