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2〉롤러팀

‘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2〉롤러팀

모두 9명으로 구성된 대구스포츠단 롤러팀은 국가대표 출신만 7명에 달한다. 사진은 2019년 롤러팀 선수진 모습.
2011년 창단된 대구스포츠단 롤러팀은 남녀 혼합팀으로 모두 9명(남 5, 여 4)이다.

팀 내 선수들이 대부분 주니어(청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성인이 돼서도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등 국대 출신이 7명에 달한다.

현재 국대로 활동 중인 선수는 총 4명으로 팀 전력의 절반가량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12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에서도 준우승했다.

지난 9월에 열린 제39회 대한롤러회장배 전국학교 및 실업팀 대항에 출전해서는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가 각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롤러팀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선수를 육성하고 배출한다는 점이다.

팀 전체 9명 중 7명이 대구 출신이다.

이들은 경신고등학교와 영남공업고등학교, 혜화여자고등학교 졸업생으로 뛰어난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롤러팀은 단·중·장거리 모든 종목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남녀 간 실력에도 큰 차이 없이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롤러팀 관계자는 “모든 스포츠팀이 성적 때문에 선수 간 개인주의가 심해지고 있지만 대구스포츠단 롤러팀은 서로를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팀이다. 선수들이 팀을 ‘화목한 팀’으로 칭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둘 수 있었고 다른 지역 직장경기운동부 선수가 팀으로 오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라고 전했다.

롤러팀 선수들이 2019년 남원 코리아 오픈 국제롤러스포츠대회에서 모두가 메달을 따내는 성적을 거두고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끝까지 포기란 없다

롤러팀에 입단하려면 전국체전 금메달 수상 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할 만큼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신소영과 최광호, 이상철, 이슬 등이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맡고 있다.

혜화여고 출신의 신소영은 세계신기록 보유자다.

신소영은 세계신기록을 2번이나 갈아치운 선수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9년 중국 세계권 대회의 T300 종목에서 26초347로 첫 세계신기록을 냈다.

이후 신소영의 기록은 타 선수들에 의해 여러 차례 깨졌는데 2015년 25초702로 시간을 단축하게 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를 점령했다.

현재 T300 종목은 공식적으로 T200으로 변경돼 없어졌고 결국 신소영의 T300 세계신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게 됐다.

롤러팀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는 주장 최광호다.

최광호(경신고)는 2017년 대만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두 차례 따내는 등 롤러팀 최고의 실력자다.

롤러팀 지도진은 최광호를 승부욕이 강해서 지는 걸 싫어하고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하는 ‘연습벌레’로 평가하고 있다.

최광호는 고1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 국가대표 자격을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허리부상으로 시합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던 적도 있었으나 진통제를 맞으며 국대에 뽑힐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경기에 대한 센스, 무슨 일이 있어도 훈련을 빠뜨리지 않는 성실함이 지금의 최광호를 만들었다.

최광호가 승부욕의 화신이라면 한 해 후배인 이상철은 롤러를 즐기는 선수다.

매사 낙천적이고 팀 내에서도 웃음을 주는 분위기메이커다.

이런 이상철에게는 ‘멍청한 스케이터’라는 연관어가 붙는다.

2010년 16살 중학생이던 이상철이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일어난 일화 때문이다.

당시 경기에서 1등으로 달리고 있던 콜롬비아 선수가 결승선을 앞두고 미리 우승 세리머니를 하며 들어오고 있었는데 이상철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뒷심을 발휘해 간발의 차로 역전 우승했다.

콜롬비아 선수가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이상철이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넘는 장면의 사진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상철은 이 대회에서 31분54초782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최광호와 이상철 두 선수는 장거리가 주 종목이며 고교 시절부터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 온 ‘영혼의 단짝’으로도 불린다.

장거리를 주 종목으로 하는 여자 선수로는 이슬이 있다.

인천 출신의 이슬은 타 팀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3~4년의 긴 슬럼프에 빠지면서 성적은 떨어졌고 2019년 대구로 영입됐다.

영입되자마자 그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땄고 현재 국가대표를 다시 달았다.

친구인 신소영과 종목이 같은 최광호, 이상철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롤러팀 소속 이슬이 지난해 김천에서 열린 제40회 대한체육회장배전국롤러스포츠대회 E10000 종목에서 참가해 달리고 있다. 이슬은 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광호가 2019년 남원 코리아 오픈 국제롤러스포츠대회 E20000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하는 순간이다.
◆스스로 목표에 도달하자

대구스포츠단 롤러팀의 훈련법은 자율적이고 높은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무조건 오래 하는 훈련보다는 시간적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선수들은 매일, 매주, 매월 본인에게 맞는 적정 목표를 두고 달성하는 훈련을 반복한다.

계획에 따라 정해진 기록을 달성해 선수의 기량을 높인다.

제시간에 목표치를 달성하면 그날 하루는 더 이상 훈련하지 않고 자유를 주지만 실패 시에는 추가적인 훈련으로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도전한다.

롤러팀 지도진은 탄탄한 기본기를 강조하고 있다.

스케이트를 잘 타는 기술과 그에 따른 전술 및 전략 등이 접목돼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롤러팀 내 일부 선수 중 이미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 많지만 매년 동계 훈련에서 기본기 훈련에 매진한다.

기본기 훈련으로 신체적 능력을 끌어올리고 이후 기술 훈련을 통해 경기에 대비한다.

롤러팀의 또 다른 훈련 방식은 ‘선수 스스로 생각하기’다

선수들은 해마다 연초에 본인의 기량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작성해 제출한다.

지도진에 의한 수동적인 훈련 소화보다는 스스로 목표를 정해 ‘생각하는 발전’을 꾀한다.

여기에 잘 갖춰진 롤러팀의 훈련 시설과 장비도 자랑거리다.

실내 트랙과 실외 경기장이 있고 대구시체육회의 훈련센터를 통해 시설 이용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스케이트, 보호대, 유니폼 등 모든 장비도 시체육회를 통해 지원받고 있다.

롤러팀 선수들이 대구시체육회 훈련센터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감독 인터뷰

대구스포츠단 롤러팀 최현숙 감독
“각종 대회 참가와 일상인 훈련 속에서 선수와 감독 간 신뢰가 있어야만 성적을 낼 수 있고 발전이 있습니다.”

2011년 롤러팀이 창단될 당시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팀을 이끌고 있는 최현숙 감독은 선수들에게 있어 속마음도 내보일 수 있는 친구이자 누나·언니 같은 존재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사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할 정도로 허물없이 지낸다.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선수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주는 게 감독의 일”이라며 “육체적인 훈련 만큼 정신적 무장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소통을 통한 선수와의 두터운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선수가 감독을 따르고 감독은 선수를 믿어주는 관계가 형성돼야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며 “특히 대회에서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일 경우 선수는 감독에 지시에 응하고 감독은 선수를 믿고 지켜봐 줄 때 늘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10년가량 여러 선수를 키워내면서 웃고 우는 일도 많았다.

최 감독은 “신소영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최광호와 이상철이 2016년 전국대회 결승선 앞에서 상대 선수들을 일찌감치 따돌리고 둘이서 함께 손을 잡고 통과해 우승한 적이 있었는데 무척 감격스러웠다”고 전했다.

또 그는 “2018년 전국체전 한 달을 남겨두고 팀의 주축인 최광호와 이상철이 훈련 도중 크게 다친 적이 있었다. 결국 이상철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최광호만 뛰었는데 4위로 마감했다. 둘 다 부상이 심해 걱정이 많았지만 잘 회복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올해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이다.

최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쳐 아쉬움이 많았지만 올해는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구지역이 롤러의 발생지인 만큼 지역 인재 육성과 롤러라는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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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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