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모티브로 제작

▲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시 ’유리상자-아티스타‘에 서현규 작가의 설치작업 ’봉산 십층철탑‘이 전시된다.
▲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시 ’유리상자-아티스타‘에 서현규 작가의 설치작업 ’봉산 십층철탑‘이 전시된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유리상자-아티스타’ 올해 첫 번째 전시로 서현규 작가의 설치작업 ‘봉산 십층철탑’이 선보인다.

오는 3월28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보 제2호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모티브로 다룬다.

조선시대의 석탑으로는 형태가 특이하고 장식성이 뛰어난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현재 탑골공원 유리각 안에 보존돼 있는 탑으로 작가는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와 시각적 감성을 공유하며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봉산 십층철탑’의 재해석 도구로 작가는 파스너(fastener)란 건축재료에 주목했다. 이를 이용해 모듈 큐브(module cube)로 만들고, 큐브를 다시 조립해 작품의 형을 구성하고, 그 위에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Stainless Steel mirror)를 이용한 판재를 부착했다. 또 기와모양의 철판을 제작해 파스너로 표현하기 힘든 세부적인 밀도감을 높임으로 현대적인 조형미를 선보이도록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유리상자-아티스타‘에 서현규 작가의 설치작업 ’봉산 십층철탑‘이 전시된다.
▲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유리상자-아티스타‘에 서현규 작가의 설치작업 ’봉산 십층철탑‘이 전시된다.
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차가운 금속물질로 이뤄진 철탑은 날카롭고 낯선 도시적인 이미지로 다가와 원래의 원각사지 십층석탑과는 인간적인 느낌이나 종교적인 의미, 세월의 흔적 등 탑의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상과 설치 그리고 조각을 오가며 다양한 현대적 장르를 실험해 오고 있는 작가는 단순히 이미지만 현대적으로 복제한 것이 아니라 보존과 소통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내부구조가 들여다 보이는 ‘봉산 십층철탑’을 통해 내부와 외부를 소통하고자 하는 소망을 유리상자 안에 가두어 둠으로 도심 속 섬같이 혼자 호흡하고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가지는 소망, 존재의 가치를 언급하고 있다.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는 전시 공간 밖에서 관람객이 언제든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유리를 통해 상자안의 전시작품을 24시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 속 생활 예술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한편 ‘유리상자’ 기획프로그램은 봉산문화회관이 시행하는 젊은 작가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문의: 053-661-3500.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