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까지, 지역에서 열리는 최초의 개인전

▲ 아름답고 화려한 도넛 도자 조각을 선보이는 김재용 작가의 개인전 'SHOOT!'이 대구신세계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장 전경
▲ 아름답고 화려한 도넛 도자 조각을 선보이는 김재용 작가의 개인전 'SHOOT!'이 대구신세계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장 전경
대구신세계갤러리가 올해 첫 번째 전시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도넛을 만드는 김재용 작가의 전시 ‘SHOOT!’을 개최한다.

오는 3월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90년대 후반부터 해외를 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가 지난해에 이어 국내에서 갖게 된 두 번째 개인전이자,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열리는 최초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500여 점이 넘는 도넛을 폭죽의 불꽃 모양으로 구성해 전시장을 축제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도넛을 입에 물거나 탄알 삼아 포를 쏘는 달팽이와 1m 남짓의 거대 도넛 등으로 전시장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했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도넛 도자 위의 빛나는 유약과 크리스털은 관람객의 탄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김재용 작 '12시야 저녁 먹어야지'
▲ 김재용 작 '12시야 저녁 먹어야지'
이번 전시 주제인 ‘SHOOT!’을 함축적으로 풀어낸 첫 번째 방에는 붉은 동심원의 과녁이 부착된 벽면을 향한 포구가 시선을 이끈다. 이내 사방이 폭죽의 향연에 놓이는 일루전의 유희를 품어 볼 수 있게 한다.

또다른 공간에는 거대하게 두드러진 작품 속에서 작가의 이례적인 경험과 실험적인 의식에서 구현된 잠재적 인지의 과정들을 정제하고 응축해 펼쳐 보인다.

작가의 ‘도넛’ 작업에는 상반과 상보의 관계로서 역설과 깊이를 반추해 볼 수 있는 투영의 작용이 담겨 있다. 작품에서 밝고 화려하게 비치는 아름다움이 누군가에게는 유쾌한 감정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감의 상대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이면과 의구의 측면 모두를 수용하고 되짚어 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도넛’에 부여했다.

‘SHOOT’이라는 전시의 제목은 김재용의 작품을 부연하는 단어다. 식물에서 연속적으로 분열해 만들어지는 조직인 ‘SHOOT(싹)’은 종자가 발아해서 꽃이 되기도 하고 열매와 잎을 형성하며 가장 활발한 증식이 일어나는 부위를 말한다.

▲ 김재용 작 '넘 솔직하지 마'
▲ 김재용 작 '넘 솔직하지 마'
김재용의 ‘도넛’은 세포처럼 작용해 분열하고, 고유의 지각 방식으로 작가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또한 ‘SHOOT’의 다른 의미인 ‘쏘다’는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가 맞닥뜨린 단어로, 한 해를 시작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올해의 원하는 목표에 명중할 수 있길 바라는 소망이 함축돼 있다.

김재용 작가가 가진 유머 코드는 작가와 관람자가 서로의 거리감 없이 소통할 수 있게 한다. 무거운 짐일지도 모를 집을 짊어진 채 포 앞에서 엎드려 어딘가 목표를 향해 도넛을 쏘아대며 표정 짓는 우스꽝스러운 달팽이의 모습, 또 누군가의 목표물이 돼 과녁에 매달려 신세를 한탄하는 처량한 신세일 수도 있는 달팽이의 모습에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대구신세계갤러리 김유라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팬데믹의 어려운 환경과 새로운 한 해를 여는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과 극복의 메시지로 전해져 보다 나은 앞날의 준비와 계획에 의미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재용 작가의 다양한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문의: 053-661-1506.

▲ 김재용 작 '아주 아주 큰 빨강 점 버블 도넛'
▲ 김재용 작 '아주 아주 큰 빨강 점 버블 도넛'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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