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박준우 시시비비/ 인재도시 만드는 대구



새해를 맞아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년 구상을 밝혔다. 그중 눈에 띄는 게 2021년을 인재도시 조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제2휴스타 프로젝트 추진 △산업단지별 맞춤형 인재 육성과 채용시스템 구축 △평생학습진흥원 위상과 역할 강화 △민관 합동 ‘사람을 키우는 인재도시 만들기 위원회’ 발족 △평생학습기본권 조례 제정 등을 내놓았다.

또 수도권에 있는 중견기업 및 혁신도시 공기업들의 연구소를 유치해 ‘대구 R&D타운’을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오랜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반갑고 희망을 주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를 보면서 한편으론 인재도시 조성으로 과연 어떤 결과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기껏 발굴하고 키워 이전처럼 수도권에 보내는 것은 아닐까? 이들이 지역에 머물며 대구 재도약을 위해 역량을 쏟을 수 있을까?

지역수장의 인재도시 구상이 지금 대구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대책이 되려면 결국 인재들이 머무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대구라는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이다.

대구에서 사람들이 떠나게 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 이유야 많이 거론됐지만 인재도시 만들기라는 시의 목표가 제시된 만큼 시야를 청년층으로 좁혀 다시 한번 되짚어본다.

취업 연령대에 있는 대구 청년들의 고민은 지역에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지역의 공단이나 중소 규모 업체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 미스매칭이 있다는 말이다. 임금이 일정 수준이 되고 복지가 제대로 갖춰진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들의 눈높이와 지역 기업들의 현실이 한참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 진학 연령대의 젊은이들은 서울권 소재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대구를 떠난다. 거기에 들어가야 그나마 좁아지고 있는 취업문을 뚫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방 대학을 나와서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인식이 있는 것이다.

직장을 찾아서건, 대학진학을 위해서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데는 현실적으로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결국 지자체에서 할 일은 젊은이들이 원할 만한 일자리를 지역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장의 인재도시 구상은 큰 그림으로는 그 방향성이 맞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당장 현장의 인력수급 불균형이나 청년들의 탈대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미흡해 보인다.

시장의 발표 얼마 후 대구시에서는 또 다른 계획을 내놨다. 하나는 대구형 뉴딜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월드클래스 그룹 BTS 관련 사업이다. 전혀 성격이 다른 것 같지만 두 사업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대구 만들기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뉴딜사업은 대구시가 2025년까지 12조 원을 투자해 29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계획대로라면 산업, 공간, 휴먼 등 3대 분야에서 165개 사업이 추진된다. 그 결과로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고 대구는, 시 관계자의 설명처럼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BTS 관련 사업은 당장 경제성 있는 일이라기보단 흥미를 끌 만한 대구알리기 홍보 전략이다. 7인조 보이그룹 BTS의 멤버로 대구 출신인 뷔와 슈가를 등장시킨 브이로그 영상을 제작해 이를 대구 홍보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다녔던 학교와 데뷔 전에 자주 찾았던 달성공원, 악기골목 들을 영상에 담아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대구를 찾게 하겠다는 것이다.

쇠퇴하는 지방 도시의 생존 전략에 대해 학자마다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몇 가지를 보면 첫째가 손떼기 전략으로 외부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절감 전략으로 기존 산업은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는 보존 전략으로 지역의 특수성 있는 고유산업은 그 장점을 더 살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것은 없다. 결국 있는 것을, 잘 아는 것을 제대로 실행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대구의 미래도 이 범주에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대구시장의 인재 구상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단단한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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