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이 학교의 졸업식이 있는 날로 꽃다발 판매업자 세 팀이 교문 앞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빈손인 졸업생도 눈에 보였지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예년 같았으면 상인들은 호객 행위 및 꽃다발 판매로 바빴지만 올해는 조용히 졸업생들만 쳐다봤다. 졸업을 축하하기 위한 졸업생의 학부모, 지인, 선후배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구시교육청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졸업식을 비대면 또는 방문자 출입제한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린 영향이다.
이날 꽃다발을 한 개 팔았다는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어 학비를 벌려고 지난해에 하던 졸업 축하 꽃다발 판매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자가 100만 원…”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꽃다발 판매업자 B씨는 “며칠 전 다른 학교 졸업식에는 상인 6명이 단 한 송이도 팔지 못했다”며 “주로 꽃다발을 구매하는 학부모가 많아봐야 30명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꽃다발 매출도 꽃다발 수도 상인 수도 모두 10분의 1 수준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졸업식에서 생화가 팔리지 않자 시들지 않는 조화와 인형 꽃 및 인형으로 구성된 인형다발을 준비한 상인도 눈에 보였다. 생화는 10일이 지나면 시들어 폐기처분해야 한다.
C씨는 “오늘 떼 온 10만 원어치 생화 중 9만 원어치는 폐기해야할 판이지만 그나마 조화는 다시 쓸 수 있다”고 망연자실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