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TK 정치인…대구·경북 행로는

발행일 2021-02-02 17:36:2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찬성에 침묵하고 있다. 합리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일부 맥 빠진 주장이 고작이다. TK 정치권의 한계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들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모두 백기 투항했다. 떠먹여주는 밥에 길들여진 TK가 결국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이제 TK는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처지다. 통합신공항의 교통 및 도로 기반 시설의 국비 건설에 매달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무는 개를 뒤돌아보는 법인데 물 지도 못하는 개는 찬밥 신세가 될 뿐이다.

국민의힘 소속 TK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논란 후 몇 차례 모임을 갖고 ‘5개 단체장 합의를 무시한 특별법에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을 했다. 이것이 전부다. 이후 부산시장 보선이 야당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지도부의 고민은 미뤄 짐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도부의 몫이다. TK 의원들은 그래서는 안 됐다. 부당성을 지적하고 결사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어야 했다. 그래야 지역민의 주장과 의지가 관철되지 않더라도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듯 반대급부를 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예 싸울 생각조차 않았다. 결과를 예단, 입맛만 다시고 먼 산 불구경하듯 하고 말았다. 가덕도 신공항을 막을 용기도 결기도 없었다. 웰빙 정당에 체질화된 TK 정치인의 적나라한 모습이고 한계였다.

이제 가덕도 신공항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와 예타 면제 등 절차를 밟아 순서대로 진행될 것이다. 국책사업을 선거 때문에 뒤집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이다.

정부는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정치권의 눈치만 봤다. 국책사업이 한순간에 뒤집어져도 묵묵부답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정부와 공무원들을 믿겠는가. 물론 이미 정권의 나팔수가 된 마당이긴 하지만, 원칙이 무너지는 데도 입 닫고 있는 공무원들이다.

이제 여도 야도 한목소리로 가덕도 신공항을 밀고 나가는 마당이다.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떠 해저터널까지 얹어 주는 파격적인 부산 발전 계획을 내놨다. 꼬리 내린 TK는 겨우 “TK도 상응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권영진 대구시장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뿐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 통합공항에 집중하겠다”고 마이웨이를 외쳤다.

이제 버스는 떠나갔다. 눈뜨고 코 베인 격이 됐지만 제대로 반발조차 못하고 벙어리가 된 TK 정치인들이 야속하다.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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