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3〉유도팀

발행일 2021-02-07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3〉유도팀

2002년 창단된 대구스포츠단 유도팀은 각자의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성장하는 팀이다. 왼쪽부터 류현석, 유지연, 김용일, 이세영, 김민규, 조석현, 김민정, 박준현 감독.
대구의 유도는 그동안 한국 유도라고 칭할 만큼 역사의 뿌리가 깊고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해온 지역이었다.

그 중심에는 대구스포츠단 유도팀이 있었고 오늘도 소속 선수들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2년 창단된 유도팀은 2015년 전국실업유도선수권대회와 2018년 전국실업유도최강전 및 전국체육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는 유일하게 열렸던 경찰청장기대회에서 3명이 출전해 2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명이 은메달을 따내는 등 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재 유도팀은 점차 젊은 팀으로 바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는 30대 초반이었지만 현재 20대 중반까지 낮췄다.

젊은 선수층을 두텁게 해 미래가 있는 팀으로써의 발전을 꾀함과 동시에 경험 있는 선배와 어린 후배가 조화되는 팀을 만들기 위함이다.

유도팀 관계자는 “유도팀은 선수 개개인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훈련하는 팀”이라며 “각 선수의 목표 의식은 훈련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팀의 분위기를 만든다”고 전했다.

유도팀 김용일과 김민규가 자유 연습을 하고 있다.


◆자신만의 기술 있어야

대구지역에는 전국에서 내놓으라는 유도 선수들이 많았다.

1980년대 안병근, 김재엽, 이경근 등 3명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여러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었다.

선배들의 활약에 이어 2002년 서영호, 박준현(현 유도팀 감독), 황상훈 등 대구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대구스포츠단 유도팀이 창단됐다.

이후 다음 세대인 박선우, 고자람, 권영우, 최인혁, 신호, 안재식 등이 성장해 국가대표를 달았고 각종 전국대회와 전국체전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두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는 유도팀만의 기본기를 기반으로 한 기술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종목에서 기본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유도는 사용하는 기구 하나 없이 신체 하나로만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운동이라 기본기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도팀 김용일이 근력 강화를 위해 데드리프트 훈련을 하고 있다.
유도팀은 선수에게 팀만의 노하우로 기본기와 기술 훈련을 가르치고 있다.

유도팀은 기본기의 자세 교정 시 선수와의 소통을 통해 수정한다.

지도진은 선수에게 자세 교정 과정에서 ‘왜 자세를 바꿔야 하는지’, ‘바꾸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 그 이유와 원리에 대해 설명해준다.

바뀐 자세의 효과와 이전 자세와의 차이점 등을 알려주면 선수가 신체적으로 변화를 인지해 보다 효율적이고 쉽게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원리와 효과를 알게 되면 선수 스스로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함께 준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지도진의 설명이다.

특히 유도 선수의 자세 수정은 어렵다 보니 지도진은 정확한 선수 데이터와 통계를 수집해 단점을 보완한다.

데이터는 선수의 대회 참가 시 경기 영상이나 대구시체육회 내 설치된 대구스포츠과학센터에서 측정한 신체 분석 자료를 활용해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기본기가 갖춰진다면 선수에게는 저마다 자신만의 주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유도팀은 주 기술을 단련시키기 위해 기량 차이가 현저히 떨어지는 선수와의 대련을 반복하도록 하는 훈련 방식을 활용한다.

이 방법은 주 기술만 반복 사용해 신체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 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선수의 기술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량이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선수와 대련을 하면 전반적인 실력은 향상되지만 특정 기술을 익히거나 숙련도를 높이는 데는 비교적 효율이 떨어진다.

실력 차이가 큰 상대와의 대련에서 주 기술을 끊임없이 사용하면서 잡는 자세나 기술을 사용할 시기 등을 선수 스스로 정립해나간다.

유도팀 관계자는 “성적만을 쫓다 보면 기본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거나 그로 인해 자신만의 주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이 없고 기술이 없으면 상대를 공략할 방법과 이길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본기 바탕의 기술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굳히기 기술 훈련을 하기 위해 단체 자유 연습을 하고 있다.


◆훈련으로 무장한 선수들

올해 유도팀에는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대회에 출격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모두 7명인 유도팀은 남자 4명, 여자 3명으로 이뤄져 있다.

팀 구성원으로는 김민규, 김민정, 김용일, 류현석, 유지연, 이세영, 조석현 등이다.

김민정(+78㎏)은 올해 초 대구로 영입된 베테랑 선수다.

지난해까지 약 10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었다.

1위 하기 쉽지 않다는 세계선수권대회에 2017년 출전해 우승했고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떨어지고 슬럼프를 겪으면서 은퇴를 고려했으나 대구스포츠단이 적극 나서 영입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경험과 기술로 팀 내 주축 선수로서 기대받고 있는 선수다.

주장인 류현석(+100㎏)은 몸무게 145㎏의 거구로 팀 기둥이다.

주장으로서 선수와 지도자 간 연결 역할을 잘해주고 있으며 웨이트장 터줏대감이라고 불릴 만큼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다.

‘기술 마스터’로 알려진 김민규(-81㎏)는 기본기와 기술이 팀 내에서 가장 좋으며 특히 기술 사용 시 강한 힘과 적절한 시점이 장점이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해 경찰청장기대회 결승에서 매번 패했던 상대 선수를 연장 한판승으로 이기면서 또 한 번 성장한 선수다.

대학 시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용일(-90㎏)과 지난해 경찰청장기대회에서 1위와 전국체전 대학부에서 2위를 차지한 조석현(-100㎏), 2019년 청풍기 유도회에서 2위를 한 이세영(-48㎏)은 팀에서 연습벌레로 불려질 만큼 ‘열심히 하자’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유지연(-78㎏)도 있다.

고등학생 시절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국체전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학교 입학 후 국가대표 생활과 병행하다가 졸업하면서 함께 은퇴도 했다.

이후 3년을 쉬고 2019년 유도팀으로 복귀했는데 같은 해 열린 전국체전에서 3위를 기록해 저력을 입증했다.

지금은 상무로 입대해 군 생활 중인 지역 인재 최인혁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 출신으로 성동초와 덕원중·고를 졸업한 최인혁은 유도팀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선수다.

2017년 유도팀에 입단해 2회 연속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유도팀은 최인혁을 영입한 시기를 기점으로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정
류현석
조석현
이세영
유지연
◆감독 인터뷰

대구스포츠단 유도팀 박준현 감독
“유도는 신체의 무게 중심이 관건입니다.”

대구스포츠단 유도팀 박준현 감독이 유도를 잘하는 방법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박 감독은 “유도의 근본적인 승리 방식은 상대를 넘겨 이기는 데 있고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무게 중심”이라며 “전국급, 세계급 선수들은 이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주 기술을 비롯해 반대되는 기술에도 능통하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무게 중심을 통한 이기는 방법은 주 기술을 활용한 역기술의 구현이다.

그는 “선수의 앞기술이 좋으면 상대는 앞을 대비해 자연스럽게 중심을 뒤로 두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선수는 뒷기술을 활용해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때문에 유도계에서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자신의 기술이 뚜렷한 선수를 선호한다”며 “결국 선수의 작은 무게 중심 차이가 승부를 판가름 짓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종목이 유도”라고 설명했다.

2002년 유도팀이 창단될 당시 초창기 선수로 입단해 2008년 감독직에 부임한 박 감독은 팀의 역사를 몸으로 직접 겪었다.

박 감독은 “창단 초기 여러 인재가 있었고 대구를 빛내는 성적을 거뒀다”며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어린 선수의 육성 인프라가 급격히 축소됐고 지역 인재 육성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학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이를 통한 기술 재능기부를 하며 대구 유도 발전에 그 누구보다 헌신적인 박 감독이다.

그는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을 대표할 인재 발굴과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육성하는 게 감독으로서의 현재이자 최종 목표”라며 “체육계를 비롯해 시민들이 유도팀과 지역 인재 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유도팀은 올해 열릴 전국체전에서 고른 입상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박 감독은 “올해 구성된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고 선수 각자도 열심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올해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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