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대구 중구 타올거리 존폐기로…6개 동 주상복합 들어설 예정

발행일 2021-02-07 15:02:1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타올거리 일원에 동산동 주거복합단지 건설

타올업체 30곳 중 터줏대감 9곳 이주하거나 문닫아

대구 중구 동산동 타올(타월)거리 인근에 이주개시라고 붙여진 현수막.
서문로 타올거리 위치도.
50년 역사를 가진 대구 중구 동산동 속칭 ‘서문로 타올(타월)거리’가 존폐기로에 섰다.

이곳에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1970년대부터 운영해오던 유명 타월 대리점들이 이전하거나 문을 닫기 때문이다.

7일 대구시·중구청 등에 따르면 타월거리에 주상복합아파트(동산동 20-7 일원)가 들어선다. 6개 동, 연면적 23만6천여㎡에 최고높이 49층 규모다.

동산동 주거복합은 지난달 17~18일 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승인이 완료되면 착공 및 분양을 진행한다.

이 지역에 보상이 진행되면서 타월업체 30여 곳 중 9곳이 이곳을 떠난다.

이전 업체 중 1970년대 자리 잡은 송월타올 대구동림대리점, 신광타올 대동상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곳 터주대감인 영신타올 상신상사는 문을 닫는다.

박중원(78) 대표는 “매출을 올리려고 해도 손님이 없고 행사도 없다”며 “옮겨서 다시 장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시원섭섭하지만 이젠 나이가 있어 더 이상 영업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이주를 앞둔 가게 대부분은 아직 새로운 정착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나머지 업체들도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면 타업종 상가들이 들어오면서 자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의 타월거리는 전국에서 유일한 타월 업체 밀집 장소다.

거리에는 ‘송월타올 대구동림대리점’이 1970년대 처음 들어서 1980년대부터 타월업체가 하나둘씩 모여 7~8개의 밀집 거리가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타월만 취급하는 이 거리가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1990년대부터 30여 가게가 자리를 잡아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적으로 타월을 판매하는 거래처가 됐다.

20~50년 역사를 가진 타월업체가 즐비하다.

서문로 타올거리 임성호 상가번영회장은 “집객효과를 누리는 타올상사들 30여 곳 중 9곳이 사라진다면 서문로 타올거리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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