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월 생활비 60만 원을 놓고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인 정의당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 황 후보자가 지난 20대 국회의원 시절 병가를 내고 스페인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된 데 이어 후원금 기부자 명단에 각각 500만 원씩을 후원한 5명의 출생연도가 ‘9999년생’으로 쓰여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황 후보자의 투철한 절약정신을 따르면 3인 가족이 월 60만 원으로도 살림을 꾸릴 수 있고, 매년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다. 자녀를 수업료만 연 4천200만 원인 외국인학교에도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다섯 개의 떡과 두 마리 물고기로 5천 명을 먹인 ‘오병이어의 기적’을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황 후보자는 2019년 자신과 배우자, 자녀 3인 가족의 월 생활비로 약 6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신고했다.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황 후보자 측은 “출판기념회 수입 등 의무적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소득이 있었다”며 “실제로 생활비를 아껴서 쓴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생활비 신고액은 월 60만 원에 그쳤지만 딸은 1년에 4천200만 원 정도 학비가 드는 외국인학교에 보냈다.

그럼에도 2016년 초선 의원 당시 8천421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던 황 후보자는 올해 6억800만 원을 신고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황 후보자가 20대 국회 당시 병가를 사유로 8번이나 국회 본회의를 불참했고, 이 중 가족과 스페인 휴가 등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며 “심지어 네 차례 가족 여행에 관용 여권을 사용했다. 결론적으로 꾀병을 부려 결근하고,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일반 직장인은 꿈도 꾸지 못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정 대변인은 “황 후보자가 국세청에 신고한 월 생활비가 60만 원이라고 한다”며 “이거 실화가 맞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2020년 3인 가족 기준 월 평균 지출이 290만 원이 넘는 현실을 봤을 때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인 이용 의원은 황 후보자의 배우자가 자녀의 조기 유학비를 절감하고, 국내 외국인학교 입학 자격요건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미국으로 허위 유학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배우자가 2011년 학생 비자인 F1 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가면서 딸을 동반해 5년간 머물다가 귀국했는데 당시 자녀 유학비를 아끼려는 부모들 사이 성행한 편법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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