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되자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되자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을 둘러싸고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가 18일 결국 무산됐다.

신 수석과의 갈등설에 휩싸인 법무부 박범계 장관의 입장표명 역시 미뤄졌다.

법사위는 이날 법무부·감사원·헌법재판소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법무부 이용구 차관이 불출석해 파행됐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당일 고열로 병가를 낸 이 차관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출석을 회피한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당초 법사위에선 박 장관과 신 수석 간 갈등, 김명수 대법원장 ‘허위 진술’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차관의 발열 때문에 야당의 공세는 제동이 걸린 실정이다.

반대로 야당으로부터 추궁 당할 것으로 보여진 박 장관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박 장관은 이날 신 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검찰) 인사 과정을 제청권자로서 설명을 드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 수석에게 따로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는 시작하자마자 이 차관의 불출석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이 차관이 고열이라 혹시 국회에 오더라도 회의장에 들어올 수 없는 사정이라고 해서 불참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병가를 하루 냈고 법무부에는 현재 출근하지 못한 상태로 안다”며 “코로나19 관련인지, 열과 관련돼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자 야당은 ‘꾀병’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을 내사종결한 경찰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는 등 최근 논란에 대한 질의를 피하려고 국회 출석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확인한 바로는 (코로나 관련은) 아닌 것 같다. 본인의 현안이 걸려 있으니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도 “열이 나서 국회에 불출석할 정도라면 코로나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아침까지 이 차관을 접촉한 장관도 검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수석이 검찰 고위급 인사안에서 ‘패싱’당한 것에 대한 반발로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오는 22일 최종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된 사의 반려를 감안하면 신 수석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사의 표명을 거둔다고 해도 검찰 개혁 등을 둘러싸고 여권 및 법무부와 누적된 갈등이 해소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이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휴가원은 처리됐다”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22일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근해서 뭐라고 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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