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일반

장학금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70대 중반 만학도의 선행 ‘눈길’

신현문씨가 18일 계명대 역사학과 졸업 학사모를 쓰고 지난 고통의 세월을 모두 잊고 활짝 웃고 있다.
“배고픔 보다 배우지 못한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이다.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0대 중반의 만학도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받은 ‘면학장학금’을 다른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해 화제다.

감동의 주인공은 신현문(75·칠곡군 북삼읍)씨.

신씨는 18일 계명대 학위 수여식에서 자신이 받은 장학금 100만 원을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칠곡군 호이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그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였다.

칠곡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친구들의 교과서와 노트를 빌려 독학을 하며 학업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채워 나갔다.

30대에 접어들자 농촌 생활을 청산하고 대도시에서 사업에 도전해 성공한 사업가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예순을 넘어서는 상가임대 사업으로 매월 고정 수입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생활이 지속되자 지난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공부에 대한 열정이 다시 솟구쳤다.

2016년부터 7개월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9세 나이로 중학교·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에까지 도전한 그는, 이듬해인 2017년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결국 신씨는 평점 4.5점 만점에 3.8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오는 3월 계명대 일반대학원 역사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그는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도 될까 망설였지만, 가족들의 격려와 평생토록 간직해온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시작했다”며 “손자 같은 동기들의 도움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됐다. 마지막 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계명대학교 사학과 졸업식에서 그동안 신씨(가운데)를 ‘착한 형’으로 불렀던 과 동기들이 그의 졸업을 축하해주고 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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