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D-방역의 과거·현재·미래를 한자리에…뜨거웠던 현장

지난 1년간 대구 방역 성과와 경험 세계에 공유
백신 접종과 아스트라제네카 안전성 의혹 검증도
해외 사례 통해 방역 트렌드 점검도, 학술대회 새 지평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코로나19 대구 국제심포지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의료계와 학계에 큰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종료된 이번 행사는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김진홍 기자


‘D-방역’의 노하우 공개로 개최 전부터 관심을 받아 온 ‘코로나19 대구 국제심포지엄 및 학술대회’가 위드 코로나 시대 학술대회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현장에서 직접 사투를 벌인 보건 의료진을 비롯해 공무원·언론인 등 각계각층 8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년의 대구 방역 성과와 경험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과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라는 주홍글씨를 극복하고 방역 모범도시로 재탄생한 대구에서 열려 더욱 뜻깊었다.

특정 학계의 잔치를 넘어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유익한 의학 정보들이 쏟아졌고, D-방역의 미래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는 평이다.

이날 모인 D-방역의 영웅들은 치열했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모색했다.

◆D-방역에서 미래를 엿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 포스텍 송호근 석좌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대 시민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 극복 명목으로 사생활을 뒤져보는 등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식 IT 전체주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대구가 보여준 시민민주주의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좋은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맞서려면 지방 중심형 방역 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 대구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중앙정부가 큰 틀의 방역을 결정하면 지방정부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행정력 사각지대를 시민자치 네트워크가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코로나19 비상대응자문단 김건엽 교수는 지난 1년간 대구 코로나19 대응의 성과와 더불어 아쉬웠던 점 등을 돌아봤다.

김 교수는 1차 유행 당시 극복해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민참여형 방역 도입, 민관협력체계, 상시자문체계, 고위험군 관리 및 선제적 감시(드라이브 스루) 등을 꼽았다.

폭발적 발생 상황에 사전 대비하지 못한 점과 정보시스템 부재, 취약계층 방역, 낙인 및 차별 등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대응체계 개선 방안으로 △감염병에 대한 치료 병상의 확보 △민관의료기관의 협력체계 분석(신뢰, 적절한 보상) △중환자 관리를 위한 자원 확보(병상, 인력, 장비 등) △병상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의 존재 △실시간 정보시스템의 활용 △고위험 환자군을 위한 진료 대책 마련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의 의료자원 배정 △필수의료를 위한 안전한 의료전달체계 확보 등을 제안했다.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 민복기 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한 대구시 의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역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 현장은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의 방역, 선제적 검사, 치료에다 백신 접종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백신이 접종되면서 중환자와 사망자 발생은 어느 정도 감소하겠지만, 국민의 방역에 대한 경각심은 떨어져 언제든지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 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통해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권역별 병상 공동대응, 환자 전원·이송 등 권역 간 협업이 중요함을 확인했다”며 “대구·경북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8천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동시에 방역 모범도시로서 감염병 치료와 경험과 비결이 축적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관점에서 D-방역을 바라보다

특강에 나선 한국경제신문 오경묵 기자는 언론에서 대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또 다른 관점의 취재가 시작됐다며, 재난상황에서 언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구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지던 지난해 2월 말 이후 3월부터 중앙언론 등에서 희망적인 기사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의 언론대응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문에 대해서는 코로나 의병 3천 명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온갖 언론에서 늦었다며 질타했던 대구시의 대응은 늦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빨랐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등 세계 최초로 시도한 대응들을 좀 더 언론에서 부각해야 했다고 반성했다.

오 기자는 “대구에서 코로나19의 방역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코로나로 발현된 시민정신과 민관신뢰 확인은 대구의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대구는 한 단계 더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영남일보 노인호 기자는 D-방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세계를 선도하는 도시의 기준은 다양했지만, 감염병이 일상화된 시대에서는 감염병에도 가장 늦게 닫히고 가장 먼저 열리는 도시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노 기자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도시를 구성하는 각 주체가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다가올 새로운 일류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믿을 수 있나…치열했던 토론회

토론의 포문은 대구·경북기자협회 이동률 부회장이 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에 동의한 비율이 90%를 넘었다는 발표를 했지만, 해당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면서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미뤘다는 건 논리적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64세가 접종하는 건 괜찮은데 1살 많은 65세는 보류한다는 결정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물론 의료계가 속 시원한 설명을 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가짜뉴스와 오보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김종연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논란은 임상실험 대상자 참여 수가 부족해 벌어진 것으로 추가적인 결과가 나오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부족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도 충분히 백신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의문에 대한 확답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KBS 김도훈 기자는 “코로나 1차 대유행을 극복한 대구가 정작 정부의 감염병전문병원에서 탈락해 아쉽다”며 “전체적인 예산을 짠 대구시에서 공공의료에 대해 무관심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김재동 시민건강국장은 “의료진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코로나 극복은 불가능했다. 그분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백신 접종의 경우 계명대 동산병원에 준비 중이다. 24~26일 첫 접종을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생중계, 비대면 참석…대회 이모저모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며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됐다.

오프라인 참석자 인원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도 3천872㎡(1천171평)의 넓은 컨벤션 홀을 선택해 참석자들에 쾌적함을 선사했다.

학술대회가 생중계된 대구시 공식 유튜브 채널 ‘컬러풀 대구 TV’에는 주말 오전 시간대임에도 동시접속자 1천여 명을 기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특히 국제심포지엄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외 각국의 코로나 방역 상황과 방역 트렌드도 점검했다.

최근 지역감염자 한 자릿수를 유지하며 모범 방역 국가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사례를 중심으로 전문가-지방정부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이어 덴마크를 중심으로 ‘지방정부-보건의료분야-시민’ 간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고찰했으며,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를 통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역의 다양한 자원들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알아봤다.

열띤 취재 경쟁도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언론 10여 곳이 참석해 D-방역의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이번 행사가 방역 및 백신에 관련된 지식의 습득과 함께 일선 현장에서 진료하시는 보건 의료진들에 큰 도움을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대구가 겪은 1년간의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앞으로의 ‘징비록’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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