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4〉여자레슬링팀

▲ 최지애(파란 유니폼)와 김경은이 2019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맞대결하고 있다.
▲ 최지애(파란 유니폼)와 김경은이 2019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맞대결하고 있다.
지역을 넘어 국내 최강을 꿈꾸는 대구 직장운동경기부(이하 대구스포츠단)가 있다.

바로 여자레슬링팀이다.

6명의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선수 모두가 ‘일당백’이다.

제45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 레슬링대회 1위, 제43회 KBS배 전국레슬링대회 1위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거쳐 가는 국가대표후보팀 출신만 해도 전체 팀 선수 6명 중 4명이다.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은 ‘반격의 팀’이다.

여자레슬링팀은 페이크(속임수)를 활용해 상대가 실수를 유발하도록 만든 다음 반격하는 전략을 주로 구사한다.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관계자는 “팀에는 장래성을 보고 영입해 자체적으로 키운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하나로 똘똘 뭉친 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2009년 창단된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위 왼쪽부터 권즈믄, 박수진, 최지애, 밑 왼쪽부터 이혜림, 김동희, 김경은, 조상욱 감독.
▲ 2009년 창단된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위 왼쪽부터 권즈믄, 박수진, 최지애, 밑 왼쪽부터 이혜림, 김동희, 김경은, 조상욱 감독.
◆신구 조화로 활력을

▲ 권즈믄
▲ 권즈믄
▲ 박수진
▲ 박수진
▲ 김동희
▲ 김동희








▲ 김경은
▲ 김경은
▲ 최지애
▲ 최지애
▲ 이혜림
▲ 이혜림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은 모두 6명으로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끌어주는 선배와 성장하는 후배가 조화돼 활력있는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팀에는 맏언니 최지애를 필두로 박수진, 김동희, 권즈믄, 막내 이혜림이 있고 올해 김경은이 대구팀으로 이적했다.

최지애는 여자레슬링팀의 기둥이다. 2009년 팀이 창단될 당시부터 함께했다.

최지애의 운동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화원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전국체전에서 2위를 기록하며 촉망받는 유도선수였다.

당시 경북외국어대학교 여자레슬링부 감독이었던 조상욱 감독(현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감독)은 최지애의 경기력을 보고 레슬링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2008년 스카우트했다.

그때부터 최지애와 조 감독은 인연이 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이후 최지애는 레슬링선수로서 빠른 성장을 보였고 국내 최고 기량을 지닌 선수로 발돋움했다.

10년 동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승부 근성이 높고 현재 여자레슬링팀의 최고의 선수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다.

제주 출신의 박수진은 2015년 대구팀으로 영입됐다.

고교 시절 전국체전에서 3위권 안에 들었던 선수로 유연성과 기술 습득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경기 시 기술을 과감하게 펼쳐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선수다.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오는 4월10일 카자흐스탄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김동희도 유도선수 출신이다.

순발력과 근력, 유연성이 우수해 레슬링으로 전향한 선수다.

전향한 그해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동희는 체력적으로 완성돼있고 기술 부문만 다듬어진다면 향후 2~3년 뒤가 기대되는 선수다.

서울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팀에 입단한 권즈믄은 성실함과 강한 승부 근성이 있다.

육상을 전공했음에도 201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국대선수를 테크니컬 폴(자유형 10대0)로 이겨 주목을 받았다.

지도진은 빠르게 성장 중인 권즈믄이 곧 대구를 대표할 선수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자레슬링팀의 차기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이혜림은 팀에서 막내다.

올해 20살로 국가대표후보팀 출신이다.

이혜림은 이미 국내에서 천재로 알려져 있으며 ‘레슬링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평가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99회 및 100회 각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레슬링을 하기에 신체적으로 필요한 유연성, 근력, 순발력 등 모든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게 지도진의 설명이다.

여자레슬링팀은 이혜림을 차기 에이스로 성장시키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이혜림은 오는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올해 대구로 이적한 선수로는 김경은이 있다.

19세에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각종 전국대회에서 수많은 우승을 거머쥔 선수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공격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김경은과 최지애는 친한 친구 사이면서 강력한 라이벌 사이다.

약 10년 동안 최지애와 매번 대회 결승에서 격돌해 우승을 다퉜다.

올해부터는 같은 팀 선수로서 메달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팔꿈치와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중에 있으나 올해 열릴 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최지애가 -62kg급 1위를 차지해 시상대에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최지애가 -62kg급 1위를 차지해 시상대에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한 체력을 길러라

여자레슬링팀은 지치지 않는 무한 체력을 강조하고 있다.

팀의 훈련은 하루 세 번에 걸쳐 크게 체력과 기술, 근력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여자레슬링팀 지도진은 경기에서 필요한 요소로 체력 60%, 기술 30%, 정신력 10%의 비중을 두고 있다.

‘반격의 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한한 체력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약점과 실수를 노리기 위해서는 경기 내내 버틸 수 있는 체력은 기본이라는 것.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신체 근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근력 발달에 중점을 둔다.

근력 훈련은 야간에 주 4회, 1시간으로 이뤄진다.

발달시키는 근력은 파워존이라는 특정 부위들을 집중적으로 한다.

파워존은 가슴부터 무릎까지 속한 근력들을 의미하는데 이 중 하체와 허리 근력이 가장 중요하다.

주요 운동으로는 파워클린과 데드 리프트, 복근운동으로 구분한다.

파워클린은 하체와 허리를 위한 훈련으로 선수 몸무게보다 10% 무거운 봉 모양의 운동기구를 사용한다.

선수의 몸무게가 60kg이라면 운동기구의 무게는 66kg인 셈이다.

대구 선수들은 현재 20% 무거운 기구로 운동하고 있다.

데드 리프트도 파워클린과 같은 근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운동으로 선수 몸무게보다 2배 무겁게 훈련한다.

복근운동은 윗몸일으키기를 비롯해 하체 도어 올리기, 체후굴 동작, 로프, 턱걸이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상·하복근과 허리를 강화한다.

기술 훈련에는 태클이라는 기본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크게 4가지로 정면, 아웃사이드, 인사이드, 발목으로 나뉘는데 공격과 방어, 반격 기술의 기반이 되는 작동들이다.

이 4가지는 다시 14가지 세부 기술로 파생되는데 여자레슬링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기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감독 인터뷰

▲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조상욱 감독
▲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조상욱 감독
“진인사대천명이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선수가 최선을 다했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도 따라옵니다.”

대구스포츠단 여자레슬링팀 조상욱 감독이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늘 마음으로 되뇌이는 말이다.

조 감독은 “모든 운동의 결과는 선수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선수가 노력하려면 동기부여와 절박함이 반드시 있어야만 하고 감독은 그 목표를 설정해주고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여자레슬링팀 지도자로 활동 중인 조 감독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대표후보팀 감독직을 해왔었다.

전국에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장래성이 있는 선수를 뽑아 국가대표로 성장시키기 위한 팀으로 조 감독은 3년간 많은 선수를 지켜봐 왔다.

그는 “비록 여자레슬링팀 감독을 지낸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후보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대구 선수들을 모두 지켜봤기에 각 특징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대구 선수 6명 중 4명이 국가대표후보팀 출신이고 팀 선수들의 기량이 모두 뛰어나고 앞으로 있을 여러 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인재가 발굴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여자레슬링 환경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조 감독은 “한국의 여자레슬링은 세계에서 약소국에 속한다. 역사가 약 15년밖에 되지 않아 기간이 짧다”며 “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는 3~4세부터 이미 조기교육을 함으로써 기본기가 확실하고 기술적으로 완벽한 선수들을 키워내고 있지만 한국은 이러한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 여자레슬링팀의 목표는 전국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조 감독은 “올해 성적은 거둬 지난해 대회에서 참여하지 못했던 아쉬움까지 털어버리겠다”며 “팀 선수들과 열심히 준비해왔고 앞으로도 좋은 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