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어선 전복사고 생존 선장 ‘에어포켓’서 40시간 버텨

발행일 2021-02-22 16:16:2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해경 구조대가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 안에 생존해 있던 선원 1명(점선 표시)을 극적으로 구조하고 있다.


경주 앞바다 전복 어선에서 구조된 선원은 배가 뒤집히면서 생긴 ‘에어 포켓(air pocket)’에서 40시간을 버텨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 포켓은 선박이 뒤집혔을 때 선체 내부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아 있는 공간이다.

22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50분께 경주 앞바다에서 9.77t급 홍게잡이 어선 거룡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 등은 야간 수색을 벌여 약 3시간 만에 신고 지점에서 4㎞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뒤집힌 어선을 발견했으며, 지난 21일 오전 10시23분께 한국인 선원 A(56)씨를 구조했다.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에 나선 지 40시간 만이다.

이 배의 기관사로 알려진 A씨는 구조 당시 배 뒷부분 어창(저장고)에서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에어 포켓에 목만 내놓고 물에 떠 있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태였다.

사고 당시 해역 수온은 12.6℃이었다.

이 같은 조건에서는 훈련된 구조대원의 경우에도 2시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이 50%에 불과하다는 것.

해경은 A씨 몸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은 덕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생존 선원이 기관사여서 선박 구조를 잘 알아 어창으로 가서 구조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A씨는 구조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저체온증으로 의사소통은 힘든 상태였지만 현재는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배에 타고 있던 승선원 6명 가운데 처음 발견된 생존자다.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 사고는 지난 19일 경주시 감포읍 동쪽 42㎞ 해상에서 일어났다.

해당 어선에 탑승한 인원은 모두 6명으로 한국인 선원 2명과 베트남인 3명, 중국인이 1명이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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