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유엽 부친 정성재씨, 지난해 의료공백 속 아들 잃어||의료공백 재발방지대책 마련 촉구

▲ 22일 오전 9시 정성재씨 및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공공의료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25일간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70여㎞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의료공백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 22일 오전 9시 정성재씨 및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공공의료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25일간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70여㎞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의료공백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지도 벌써 1년이 다 돼 가네요. 응급실에서 진료를 거부당하고 끓어오르는 열을 내리기 위했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22일 오전 9시 경산 백천동에 있는 경산중앙병원 앞에서 만난 정성재(54)씨가 자식을 떠나보낸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씨는 지난해 3월 아들 유엽(당시 17)군을 잃었다.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심한 고열 증상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유엽군은 경산중앙병원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했고, 뒤늦게 영남대병원에 입원했지만 급성 폐렴으로 숨졌다.

그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그는 의료공백 재발방지대책 및 의료공공성 강화 등 공공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정유엽과 내딛는 공공의료 한 걸음 더’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70㎞ 상당의 거리를 걷는다.

직장암 3기 투병 중임에도 행진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정부의 침묵을 깨기 위해서다.

지난 1년 간 기자회견, 청와대 방문,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진정성 있는 행보를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정씨는 “진상조사 및 의료공백과 공공의료의 제도적 보완을 위한 움직임은 유명을 달리한 아들이 내게 ‘또 다른 경우를 만들지 말라’고 전한 메시지다”며 “유엽이의 죽음을 통해 사회 각계의 불합리한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러 사람들이 더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다.

정씨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는 행진 24일째인 다음달 17일 청와대 사랑채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18일 경산에서 정군의 추모제를 연다.

김정곤 공동대책위원장은 “정유엽 학생 사망사건은 한 소년의 죽음이 아니라 한 가족의 아픔일 수 없다. 코로나19 의료공백 의료공백으로 전반에 대한 죽음과 아픔의 이유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고 정유엽군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의 진실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동해 기자 namdh@i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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