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반

포항 수성사격장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 추진…주민 반발

주민들 “미군 헬기 사격훈련 반대 집회 차단용”…해병대 항의 방문 계획

포항시 장기면 주민들이 수성사격장 입구에서 주한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지와 사격장 완전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미군 헬기 사격훈련으로 군 당국과 주민이 갈등을 빚는 포항 수성사격장 일대를 군 당국이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포항시와 해병대 등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은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일대 국방부 땅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군 작전 수행 등을 위해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지정되는 구역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물 신·증축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수성사격장 일대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해 해병대 1사단은 최근 포항에서 관계기관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 해병대 측은 수성사격장 안에 주민이 무단으로 들어와 송이나 산나물 등을 채취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폭발 등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1사단은 조만간 포항시의 의견을 수렴 후 국방부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수성사격장 반대 대책위원회 측은 국방부가 국방개혁 과제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계획’에 따라 전국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움직임은 국방부 정책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측 반대 대책위원장은 “주한 미군이 이전에 훈련한 경기 포천 훈련장 주변이나 성주 사드기지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면서 “미군 헬기 사격훈련 집회를 막기 위해 군 당국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면 주민들은 조만간 해병대 1사단을 항의 방문해 사단장과 면담하기로 하고, 사단 측과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포항시도 지역경제 발전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 편에 섰다.

수성사격장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이미 60여 년을 각종 규제와 소음, 진동 속에서 살아 더 이상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군 당국의 보호구역 지정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 재산권 침해가 예상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에 반대한다”며 “관계부서별 의견을 모아 해병대 측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웅희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