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병원근무 행정직원들 백신 접종대상 제외…불만

원무과, 주차관리, 조리실 직원…환자들 직접 접촉하는데
접종 동의서 받아놓고 지급은 정량…남은건 행정직원 접종해라

지난 3일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행정직원 등 비보건의료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배정하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원무과, 조리실에 근무하면서 의료진보다 환자들과 먼저 접촉하지만 보건직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돼 방역 공백현상 마저 우려된다.

대구시는 8일부터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124개 종사자 2만1천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경북도는 5일부터 고위험 의료기관 59개소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 1만1천800여 명을 대상으로 병원자체에서 접종한다.

그러나 이번 백신 접종 대상에서 병원에서 근무하더라도 행정직원, 식당 조리사, 주차관리요원 등 비보건의료인은 제외됐다.

병원 내 행정직원 중 접수와 처방전 등을 발행하는 원무과나 주차관리요원, 환자들의 식사를 병실까지 가져다 주는 조리사 등은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직군이다.

대구지역 A병원의 경우 의료진을 포함한 전체 직원은 300명이 넘는다. 그러나 비보건의료인 제외 원칙 때문에 백신은 200여 개가 배정됐다.

병원 행정직원들은 “우리도 병원에서 근무하고 환자들과 접촉하는데 백신이 배정되지 않은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불평했다.

정부가 의료기관별로 실시하는 백신 접종 동의서 작성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현장이 목소리다.

B병원의 경우 접종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보건의료인 수(120명)에 맞춰 백신이 지급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의료인이 접종을 거부할 경우 남은 백신을 일반 직원에게 접종하라는 지침도 있었다.

B병원 관계자는 “이럴거면 예방접종 동의서를 왜 받으라 했는지 모르겠다”며 “의료인이 안맞겠다는 백신을 일반 직원인들 꺼림직 해서 맞으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C요양병원은 정부 지원금을 병원으로 꾸려 가는 입장에서 백신 동의율이 저조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까 의료진에게 반강제로 동의서를 받아야만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병원 행정직원들은 환자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직업군으로 생각하고 백신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배정된 백신이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100%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은 분량을 행정직원들에게 맞혀도 좋다고 일선 병원에 이야기 해 두었다”고 밝혔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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