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방송토론 여부도 확정 못 짓고 설전만
단일후보 선출을 나흘 앞둔 15일, 양측은 방송토론 여부도 확정하지 못한 채 설전을 벌였다.
17~18일 진행하기로 한 여론조사 방식도 미정이다.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 파트너인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이냐”며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오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하자 격앙된 표현까지 동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며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안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건 처음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냉담한 평가를 내렸으나 안 후보는 대응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당명과 기호를 빼자는 안 후보 측의 주장과 관련해 “투표용지에 어느 당, 기호 몇 번이 쓰여 있는데 그걸 빼자는 것이 상식에 맞는 소리냐”며 “토론을 안 하겠다는데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앞으로 시장 노릇은 어떻게 하느냐”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오 후보도 이날 “안철수 후보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 주자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통령 선거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 동행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이 점을 깊이 우려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일부에서도 단일화만 되면 야권 후보만 당선되면 되는 거 아니냐는 그런 생각 하는 분들이 아직도 조금 계신 것 같다”며 “당 외곽에 분포해 있는 정치권 몇몇 분들이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게 확인되고 있어 정말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양측의 거친 설전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일각에선 야권 단일화 무산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후보 측에서는 후보 등록일이 아닌 투표용지 인쇄시점까지 단일화 합의를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