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방송토론 여부도 확정 못 짓고 설전만

▲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신경전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단일후보 선출을 나흘 앞둔 15일, 양측은 방송토론 여부도 확정하지 못한 채 설전을 벌였다.

17~18일 진행하기로 한 여론조사 방식도 미정이다.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 파트너인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이냐”며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오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하자 격앙된 표현까지 동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며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안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건 처음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냉담한 평가를 내렸으나 안 후보는 대응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당명과 기호를 빼자는 안 후보 측의 주장과 관련해 “투표용지에 어느 당, 기호 몇 번이 쓰여 있는데 그걸 빼자는 것이 상식에 맞는 소리냐”며 “토론을 안 하겠다는데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앞으로 시장 노릇은 어떻게 하느냐”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오 후보도 이날 “안철수 후보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 주자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통령 선거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 동행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이 점을 깊이 우려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일부에서도 단일화만 되면 야권 후보만 당선되면 되는 거 아니냐는 그런 생각 하는 분들이 아직도 조금 계신 것 같다”며 “당 외곽에 분포해 있는 정치권 몇몇 분들이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게 확인되고 있어 정말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양측의 거친 설전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일각에선 야권 단일화 무산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후보 측에서는 후보 등록일이 아닌 투표용지 인쇄시점까지 단일화 합의를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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