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공포를 디자인으로 극복, 제이엠바이오텍

발행일 2021-03-22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15년 제일메딕스약품에서 독립, 매년 100%대 성장

약물 주입 의료기기 터틀핀 시리즈 인기, 확고 영역 구축

4세대 터틀핀 소비재 시장 진입, 친숙한 기업으로 변신

제이엠바이오텍 장지영 대표가 진열대에 정리된 자사 제품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똑같은 약물이라도 전달 방법에 따라 효능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극대화시켜 필요한 양의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 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은 의료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전쟁터가 된 의료 투약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지역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제이엠바이오텍(JMBIOTECH)이다.

제이엠바이오텍은 동아시아 최초로 달팽이 화장품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메디컬 뷰티 기업 제일메딕스약품에서 2015년 독립한 벤처 계열사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마이크로 니들’ 관련 기술을 이전해 온 제이엠바이오텍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제이엠바이오텍의 대표 제품은 혁신형 의약품 흡수 유도 디바이스 ‘터틀핀’ 시리즈다.

터틀핀은 제이엠바이오텍의 독점 기술력으로 개발한 주사기로 약물 직접 주입 의료기기다. 2016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며, 매년 기술력과 디자인 등을 보완해 최근 4세대 모델에 이르렀다.

그동안 병·의원에서는 다양한 시술을 진행할 때 주사 바늘 한 개로 여러 번 찔러야 했다. 4세대 터틀핀은 최대 19개의 바늘을 동시 주입, 시술 시간 감소와 더불어 통증 완화, 피부 흡수율 면에서도 탁월하다. 외과·내과 시술은 물론 미용 성형 분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도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다. 세계적인 성형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현재 터틀핀의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섰다. 매년 100%가 넘는 성장으로 의료 투약 업계의 ‘폭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제이엠바이오텍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손잡고 개발한 4세대 터틀핀을 활용한 탈모치료용 멀티니들 키트.


앞만 보고 달려온 제이엠바이오텍이 올해 큰 도전에 나선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기로 한 것이다.

제이엠바이오텍은 그동안 기업대상(B2B) 거래에 집중해 왔다. 의료기기 특성상 주 고객이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제이엠바이오텍은 출시를 앞둔 4세대 터틀핀을 통해 기업·개인간(B2C) 거래에도 진출한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손을 잡았다.

1~3세대 터틀핀은 직관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고수해 왔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일반 소비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4세대 터틀핀에 ‘감성’을 추가하기로 했다.

시급한 과제는 바늘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는 것이었다.

센터는 시술자에게 친숙한 그립감을 주는 손잡이 및 클릭형 버튼 일체화가 가능한 설계를 했다. 의료용 바늘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으면서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브랜드 컨설팅도 새로 했다. 업계에서 제이엠바이오텍 입지는 확고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겐 낯선 이름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친화적이면서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포장 디자인, 로고를 만들어냈다.

제이엠바이오텍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손잡고 새롭게 만든 브랜드 ‘베러필’.


소비재 시장 진입을 앞둔 제이엠바이오텍의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매출(55억 원)의 2배에 가까운 100억 원이다. 시술 영역에서 벗어나 실제 일상 속으로 스며든 의료기기 출시가 목표다. 수출에서도 자사 브랜드를 적극 활용, 다국적 기업과의 업무협약 등으로 소비재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지영 대표는 “흔히 메디시티 대구라고 하지만 정작 경쟁력 갖춘 의료기기 및 제약 회사는 대구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메디시티 대구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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