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시험장 가동률 50~70%||선착순 마감되다 보니 시험 못 보는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응시희망자가 접수 홈페이지에서 앞서 접속한 2만2천113명을 대기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제공.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응시희망자가 접수 홈페이지에서 앞서 접속한 2만2천113명을 대기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제공.
공인시험 주관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시험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응시생들이 시험조차 못보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시험장 응시가능 인원이 줄어 많은 시험장이 필요하지만 학부모의 반대로 시험장으로 이용되는 일선 학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능검)의 영‧호남 권역 접수시작일인 지난 16일 접수 홈페이지에 응시희망자 5만5천여 명이 몰려 예상대기시간이 수 시간째 이어졌다.

한능검을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한능검 대구지역 접수자 수는 7천여 명으로 두 시간 만에 마감됐다.

대구지역 시험장은 15곳으로 선착순으로 마감돼 시험을 볼 수 없는 응시희망자도 속출했다.

한능검 접수에 실패한 응시희망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난 번(제51회)에도 대기가 2만5천 명 정도여서 포기했는데 이번에도 포기해야 하나’, ‘인터넷 창을 12개나 띄우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대학교 수강신청보다 힘들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한능검은 지난해의 경우 5차례 걸쳐 모두 66개 시험장을 운영했다.

시험장 수는 전년(64개)보다 다소 늘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시험장 응시인원이 3분의 2로 줄어 응시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시험을 못보는 응시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에서 주관하는 시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약 2개월간 시험장 운영이 중단돼 응시희망자들이 응시를 이월한데다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시험장의 50~70%만 가동했다”며 “시험 재개 후 응시희망자들은 몰려있는데, 임시시험장을 구하기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자 공인시험 주관사들은 시험장을 대관해줄 ‘학교 모시기’에 나섰다.

공인시험 특성상 주말에 시험일정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토익·토플 등 다양한 시험들과 겹친다.

하지만 정상등교가 이뤄져 방역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학교 측들이 대관을 꺼리고 있다.

대관 섭외 대상인 ‘300명 이상 수용 가능 학교’ 수가 많이 줄어든 영향도 한몫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시험장이 부족해 선착순으로 마감되다 보니 시험을 못 치는 응시자가 많지만 막상 시험 당일에 보면 결시율도 상당히 높다”며 “접수를 할 때는 일정 등을 고려해 다른 응시자를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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