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회 한 구의원 저격용 5분 발언에 항의 하다 퇴장||배기철 동구청장, 해당 의원 법적

▲ 23일 열린 제306회 대구 동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은애 구의원이 5분 자유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23일 열린 제306회 대구 동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은애 구의원이 5분 자유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한 구의원의 5분 자유 발언에 발끈한 배기철 동구청장이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3일 동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306회 동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은애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 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5분 자유 발언을 준비했다.

해당 5분 자유 발언은 배 청장이 평소 구의원들에 하대와 비아냥을 일삼았고, 정당한 의정활동에 간섭해 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실상 구청장 저격용 5분 자유 발언인 셈이다.

문제는 5분 자유 발언 내용을 미리 확인한 배 청장이 임시회 개회 전 해당 발언자인 이 구의원에게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배 청장이 5분 발언의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감이라고 지적하자, 이 의원이 사실과 다르면 고소하라고 맞선 것이다.

배 청장과 이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한동안 계속됐고, 보다 못한 차수환 동구의회 의장이 개입했다. 차 의장은 배 청장에게 ‘의회 개회 시간이 다가왔으니 듣기 싫으면 퇴장하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배 청장이 장내를 향해 “다 나가”라고 외쳤고, 의회 참관을 위해 방청객에 있던 공무원 20여 명도 함께 퇴장하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임시회는 배 청장 및 참관 공무원들이 없는 상태로 진행됐다.

이 구의원은 “평소에도 배 청장은 동료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활동에 대해 불손한 언행과 비아냥으로 일관해 왔다”면서 “구청장의 발언과 행동에 구의원들은 모욕감을 느낀다. 구청장은 구의원의 상전이 아니다”고 분노했다.

배 청장은 이날 퇴장에 대해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의회에서 출석통지서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배 구청장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닐뿐더러 굳이 5분 발언을 해야겠다면 해명할 수 있도록 구정 질의를 이용해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싫다고 하더라”면서 “흠집내기용 질의로 언론에 내보내려는 악의적 의도가 너무 명백해서 규정대로 퇴장한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의원이 무슨 면책 특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은 안 된다. 해당 구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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