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서 ‘이광재 의원 발언’ 논란||대구시민에게 즉각 무릎

▲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3월31일 “지난 41년간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대구 경제는 지금 전국에서 꼴찌”라며 “사람을 보고 뽑은 게 아니라 당을 보고 뽑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지역감정 조장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대구 정치인들은)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공천 받느라 정신없어서 대구 경제가 꼴찌가 됐다”고 했다.

이어 정당보다 인물을 보고 투표해 줄 것을 부산 유권자들에게 요청하면서 “부산 경제가 일어나려면 사람을 보고 뽑아야 미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을 억지춘향 격의 좋은 취지로 해석하더라도 4·7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경제 발전을 위해 정당이 아니라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보고 투표해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시장 보궐선거 및 부산 경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대구 유권자들의 투표, 정치성향 등을 단정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지역 비하 및 지역감정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실 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천374만 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준 대구의 1인당 개인소득은 1천921만 원으로 전남(1천871만 원)·전북(1천873만 원)·제주(1천873만 원) 등보다 높았다.

국민의힘은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동원한다”며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선거가 어려우니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동원한다”며 “‘천박한 서울’, ‘초라한 부산’도 모자라 이제는 ‘꼴찌 대구’인가. 어디가 끝인지도 모를 정도로 터져 나오는 민주당의 지역 비하발언”이라고 했다.

황 부대변인은 “부산 선거운동 하러 갔으면 부산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만 얘기하면 되지 왜 애먼 대구를 끌어들이며 비하하느냐”며 “대구든 부산이든 대한민국 어느 한 곳이라도 경제가 어렵지 않은 곳이 있나. 대구시민들의 신성한 투표권 모독이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역대급 막말”이라며 “신성한 투표권을 모독하는 발언에 대구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대구시당은 “이광재 의원은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박연차 게이트 연루로 취임 7개월여 만에 중도 낙마해 보궐선거를 하게 만들어 강원 도민에게 민폐를 끼치더니,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인해 발생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판에 나타나 지역비하 발언을 일삼는 것을 보면 이 분의 후안무치함은 타고난 성향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초래한 대한민국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 때문에 아무리 선거가 불리하게 전개되더라도 애먼 대구를 끌어들여 비하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짓”이라며 “이 의원은 대구시민에게 즉각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자격 없는 국회의원직에서 하루빨리 사퇴하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같은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단순한 ‘사고’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김 최고위원은 “제대로 일 좀 해보려 시작했는데 부산시장 사고가 나서 이렇게 다시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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