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이태원 문학관 광장에서 열린 대구 북구 공공미술 프로젝트 전시 개막식에 참여한 서혜빈(18·북구) 양이 웃으며 말했다.
북구청, 행복북구문화재단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제막식에는 전통 재즈 뮤지션 김명환 트리오가 축하 공연을 펼치는 등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태원길은 대구 북구 읍내동의 지역 소설가인 고 이태원(1942~2009)의 이름을 담은 북구의 대표적인 거리다.
행북북구문화재단과 니나노프로젝트예술가협동조합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칠곡 이태원길, 객사의 길을 그리다’라는 주제의 설치 조형물 26점, 아카이빙, 아트웍 3점 등을 조성했다.
이태원길에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태원 문학관 광장 앞에 설치된 손영복 조각가의 대표작품 ‘문학에 쉬다’가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이태원 소설 ‘객사’에 나오는 은행나무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태원 작가가 남긴 책을 쌓아 만든 조형물 ‘이태원 기념비’, 이태원의 이름을 활용해 만든 아카이브형 조각 작품 ‘이응의 서가’, 이태원 문학길 일대를 기록해 보여주는 ‘이태원길 모험도’ 등도 있다.
이태원 문학관 광장에는 노후한 건물 한 채를 모두 책장으로 그린 대형 벽화 ‘책가도’도 만나볼 수있다.
문학이라는 단어를 표현할 수 있는 책과 연필로 벤치를 만든 ‘문학에 쉬다’라는 공공 작품도 눈에 띈다.
설치 작품 뿐 아닌 이태원길을 들어서는 거리를 잇는 오래된 육교에는 트릭아트 ‘흐르는 길’, ‘스카이로드’도 있다.
북구 주민 50여 명의 참여로 이뤄진 전시도 마련됐다. ‘이태원 길을 잇다’, ‘나만의 선인장 만들기’, ‘리사이클 화분 만들기’, ‘작가와 함께 하는 이태원길 그리기’ 등 지역민과 참여 예술가가 함께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 완성한 작품도 볼 수 있다.
특히 ‘작가와 함께 하는 이태원길 그리기’는 지역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형태로, 분기별로 작품이 달라져 더욱 다양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니나노프로젝트예술가협동조합 김병호 총괄 기획자는 “북구 대표 인물인 소설가 이태원을 부각했고, 그의 대표 작품인 ‘객사’를 조명하고자 했다”며 “회화, 조각, 미디어, 리아트아크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작품들로 공공미술의 의미를 가장 잘 살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및 작품 진행과정과 작가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볼 수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이태현 상임이사는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오는 5월부터 다양한 전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며 “북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돼 거리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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