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 압승을 끌어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당을 떠나며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쓴 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의 퇴임은 지난해 6월 취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다”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봤듯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그러한 갈등과 욕심은 그동안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 마음에 더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도 “약자와의 동행은 양극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국민의힘이 지켜가야 한다”며 “특정 지역(호남)을 무시하고 방치해도 괜찮다는 사고에서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이 극렬 투쟁한다고 해서 국민이 정권의 문제점을 더 잘 알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국민이 세상의 흐름을 더 잘 판단한다”며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로의 회귀는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자리는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권한대행을 맡아 운영할 예정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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