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억 귀한 몸…소방청, 인명 구조견 양성에 구슬땀

대구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훈련장에서 인명 구조견 소백이 앉은 자세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인명 구조견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찾아!”

지난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훈련장.

훈련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6년 차 베테랑 인명 구조견 ‘소백’(8·래브라도레트리버 종)이 쏜살같이 산 위로 뛰어 올라갔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냄새를 맡던 소백은 이내 수풀 속에 누워 있던 실종자(대역)를 찾아내 크게 짖었다.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백이에겐 장난감과 치즈의 보상이 주어졌다.

소방청이 각종 재난 상황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명 구조견 양성에 공들이고 있다.

개는 사람보다 최소 1만 배 이상의 후각과 50배 이상의 청각 기능을 갖고 있다. 숙련된 인명 구조견은 산악실종 사고, 매몰사고 등 첨단구조장비로 탐색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뛰어난 구조 능력을 발휘한다. 잘 키운 구조견 한 마리가 구조대원 30명 몫을 해낸다. 전국에서 인명 구조견 28마리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중앙119소방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에서 양성되고 있는 훈련견은 현역 인명 구조견 수와 같은 28마리다. 양성된 구조견은 전국 소방 본부로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훈련견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격성향이 없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나고 훈련을 이겨내도 타인에 공격성향을 보이면 돌발 사태 및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탈락 처리된다. 독일산 저먼 셰퍼드, 래브라도레트리버, 벨지안 말리노이즈 등 혈통 있는 중·대형 품종이 선발 대상이다.

한 마리의 인명 구조견이 탄생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대 2억 원에 달한다. 훈련 및 의료비, 사료비,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된 비용이다.

‘억대 귀한 몸’답게 관리도 지극정성이다.

훈련견들은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는다. 예방백신도 매년 5종을 접종한다. 체력 보충을 위한 영양제는 물론 피부관리도 받는다.

최근에는 국군의학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 중성화 수술 및 건강검진, 각종 치료 등 체계적인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주말도 보장된다.

주 5일 훈련을 마친 훈련견들은 주말에는 견사에서 자유시간을 갖는다.

견사는 1견 1실 구조다. 개들이 잘 수 있는 개별 공간에는 케이지(플라스틱 이동장)가 놓여 있다. 대소변 공간은 따로 있으며 3~4마리당 공동 공간도 마련됐다. 개별 공간에는 난방시설도 들어간다.

훈련견은 약 24개월의 훈련을 거쳐 인명 구조견 공인 인증평가를 받는다. 합격률은 평균 75% 정도다.

정식 인명구조견이 되면 담당 핸들러(개를 훈련하고 다루는 사람)가 1대1로 매칭된다.

대구 달성군 국가인명구조견센터 인근 야산에서 인명 구조견 산악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개는 기계가 아닌 생명체이기 때문에 핸들러와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담당 핸들러와 구조견 중 한쪽만 아파도 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핸들러의 가장 큰 덕목은 구조견의 건강 체크다.

인명 구조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5~6년이다. 임무를 마치고 현장에서 퇴직하는 인명구조견들은 일반인들에 분양된다. 인명구조견협회에서는 수고한 구조견들의 여생을 위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료를 무료로 지원한다.

인명구조견센터 정소애 훈련관은 “이곳에서 양성된 구조견들이 현장에 나가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훈련사로서 뿌듯하다”며 “국내 인명 구조견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인명 구조견들의 활약을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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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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