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대 무용학과 폐지 두고 16년전 영남대 ‘데자뷰’ 화제

발행일 2021-04-21 16:25:3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05년 총장 취임 첫해 영남대 무용학과 통폐합 과정 닮아

대구가톨릭대학교 전경
벼랑 끝에 내 몰린 대학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학교마다 강도 높은 자구책이 마련되는 가운데 총장 취임 첫 해 문을 닫게 된 특정학과 이야기가 대학가에 화제다.

그 중심은 대구가톨릭대 무용학과.

최근 2022년도 학과편제개편을 확정한 대구가톨릭대는 지난 1월 취임한 우동기 총장이 예고한 대로 몇몇 학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

폐과를 결정한 전공에 무용학과도 포함된다.

이를 두고 지역 대학가에서는 16년 전 우 총장이 영남대 총장 재직시절의 사건과 묘하게 오버랩된다고 얘기한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2005년 6월15일 당시 영남대 총장 취임 석 달여를 갓 넘긴 우 총장은 무용학과 통폐합을 추진하다 이를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 40여 명에 의해 대학본관 회의실에 갇히는 사태가 일어났다.

학교 측과 학생간의 대화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농성은 이어졌고 결국 국제관 회의실에 갇혀있던 우 총장은 감금 닷새 뒤인 20일 오전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해 구급차편으로 영남대의료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른바 2005년 영남대 무용과 폐과 ‘시도’ 사태다.

이번 대가대 무용과 폐과 역시 추진 주체가 우 총장이며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와 묘하게 닮았다.

영남대 무용과처럼 16년이 지나도 전통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만이 현재로선 다른 점이다.

학교 측은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학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 한강이남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대가대 무용학과의 역사를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끊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용학과 신입생인 A씨는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대학도 아니고 희생과 봉사를 미덕으로 내세우는 가톨릭계 학교에서 이런 황당한 결정을 내린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폐과 결정을 통보 받은 재학생들이 예정된 중간고사를 마치고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 대학 한 관계자는 “우 총장이 새 총장으로 부임한 첫 해 두 학교에서 우연찮게 무용학과가 희생양이 됐다”면서 “살아남기 위한 대학의 뼈아픈 자구책이라고 보여지지만 우연치고는 너무나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16년 전 사태에서 영남대 무용학과는 체육학부로 통폐합 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지만 대가대는 데자뷰가 될지 다른 결과를 낳을지 지역 대학가의 이목은 한동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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