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 윤곽…나경원 주변 요청에 고심 거듭

▲ 국민의힘 주호영 전 당대표 권한대행.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호영 전 당대표 권한대행.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등판이 예고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오는 10일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고, 나 전 의원도 출마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5일 “국회가 6~7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여는 만큼 10일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전 원내대표는 당권 대신 대권에 도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 지도부에서 정권 교체에 기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이 ‘영남 대 비영남’의 지역 대결 구도로 흐르면서 진로를 함구해왔던 나 전 의원은 영남출신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등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4일 한 여론조사 기관의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 전 의원 주변에서 출마 요청이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나 전 의원 측은 “출마 여부를 열어놓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나 전 의원까지 출마를 확정한다며 이미 공식 출마 선언을 한 홍문표·조해진 의원,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조경태·권영세·윤영석·김웅 의원에 이어 주 전 원내대표 등 일단 8명의 주자가 뛰는 레이스가 그려진다.

이들 중 현재까지는 지난해 총선에 참패한 당을 추슬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끈 주 전 원내대표가 다소 앞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가세할 경우 이 같은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 출신 김기현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로 영남당 프레임을 우려하는 여론이 나 전 의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출신 나 전 의원이 당 대표를 맡으면 대선을 앞두고 표의 확장성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다만 특정지역 출신을 따지기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적임자를 뽑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영남 배제론’이 전당대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선 패배 뒤에 당의 미래와 정권교체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숙고하지 않고 서둘러 당권에 도전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확정할 경우 ‘주호영과 나경원’ 투톱 경쟁이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면 전당대회 결과를 좌우할 당심(黨心)에 영남 배제론이 어떻게 작용할 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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