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관람객들이 부모와 함께 국립대구박물관의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전시전에서 제공하는 빛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 학생 관람객들이 부모와 함께 국립대구박물관의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전시전에서 제공하는 빛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봄이 완연한 지난 4월 국립대구박물관의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전시전을 찾았다.

오는 6월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전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과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우리 문화재의 겉과 속을 과학 기술로 풀어보는 특별전이다.

문화재와 과학의 만남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다양한 체험형 전시로 이뤄져 있다고 해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검은 암막 커튼이 있고 그 속으로 들어가니 빛의 파장이 움직이며 관람객을 반겼다.

전시전은 총 3부로 구성돼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했는데 흥미롭게도 전시실을 둘러보니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보던 과학용어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빛의 종류에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과 눈에 보이지 않는 엑스선, 자외선, 적외선이 있다.

가시광선은 광학 현미경으로 아주 작은 부위를 확대해보는 데 이용되고 투과력이 강한 엑스선은 엑스선 투과촬영과 컴퓨터 단층촬영, 문화재의 내부 상태와 성분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자외선은 도자기의 수리한 부분을 찾는 데 이용되며 적외선은 먹으로 그려진 회화의 흔적을 찾을 때 유용하다.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 1부 전시관에 들어서니 다양한 빛깔을 뽐내는 문화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양을 숭배하던 선사시대 청동 거울을 비롯해 앵무조개로 만든 잔, 비단벌레로 만든 말안장가리개 등 문화재에 스민 자연의 빛이 보였다.

2부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에서는 문화재 조사와 분석에서 주로 사용되는 자외선, 적외선 같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빛에 대해 소개됐다.

이 전시관에서 빛에 의해 다채로운 색으로 보이는 자개의 향연을 볼 수 있었다.

조선 후기 왕실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전 칠 용무늬상자’가 화려한 위용을 뽐냈다.

개경 부근 무덤에서 나왔다고 전해지는 나전 향상자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훼손된 것을 모사도를 통해 복원해놓았다.

복원 과정의 모습과 설명이 상세해 이해하기 쉬웠고 거북이 등껍질을 얇게 갈아 색을 칠하고 나전으로 식물의 잎과 물가 풍경을 표현했다.

최대한 실물과 가깝게 복원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고려인의 화려하고 섬세한 기술에 또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계영배’라는 술잔이었다.

계영배는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는 잔이란 뜻으로, ‘절주배’라고도 한다.

잔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 기압과 중력에 의해 술이 아래로 흐르는 잔인데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3부 전시관인 ‘빛, 문화재를 진찰하다’는 빛의 영상으로 시작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공간이었다.

액자 속 물고기가 밖으로 튀어나와 움직이니 어른조차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명확하게 보이지 않던 고구려 고분벽화 속 그림들을 빛으로 촬영하자 선명하게 드러났다.

과학 기술로 당시 사람들이 입은 의복과 화장기법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말을 실감했다.

유물의 겉모습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살펴보고 우리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첨단 과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국립대구박물관의 전시전은 3부 테마별로 즐길 수 있었고 국보급 문화재를 보는 재미도 커 주위 사람들에게 꼭 한번 둘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주영

대구시교육청 교육사랑기자단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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