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 스푼, 디자인 두 스푼> 안경은 기계다<7>진광정밀

발행일 2021-06-07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본체와 다리를 연결하는 힌지(hinge) 부분에 집중

국내 최초로 액션 스프링이 함유된 ‘티타늄 스프링 힌지’

에이티 옵티칼 완제품 생산해 세계시장 판로 개척 나서

진광정밀 김영호(57) 대표가 자사의 힌지 기술이 결합된 안경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안경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수많은 부품들이 모여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안경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렌즈, 본체, 다리에서부터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작은 나사들이 한데 모여 안경을 구성한다. 이 부품들 중 본체와 다리를 연결하는 힌지(hinge) 부분에 집중한 대구지역 안경 업체가 있다.

진광정밀 김영호(57) 대표는 전면 프레임과 안경다리를 연결해 주는 부품인 힌지 관련 특허만 10여 개 이상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독자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안경 부품 중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착용감 개선에는 힌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힌지의 움직임을 창조한 것들을 특허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힌지 등 부품 관련 특허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능 고유의 장점을 살린 것도 있겠지만 안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안경을 생산할 때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관점과 방식으로 안경에 접근했다. 구성품 하나하나에 대해 기계를 이루는 부품과 동일한 성질로 받아들인 것. 설계 기준을 가지고 재질을 들여다보고 마찰 계수 등 기존 안경 산업이 집중하지 않은 것들에 집중하면서 규격화에 맞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히 불량 처리 했다.

김 대표는 “안경 산업에 진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안경을 구성하는 부품 중 하나가 파손돼버리면 안경을 버려야 할 만큼 부품 규격화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광정밀은 차량 등 기계 부품들이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규격으로 생산되는 것에 착안해 생산하는 안경 부품들의 규격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국산 제품 중 최초로 액션 스프링이 함유된 ‘티타늄 스프링 힌지’ 규격화에 성공했다.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티타늄 스프링 힌지는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유럽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시장에서 경쟁했다.

진광정밀이 독일 OBE 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이긴 ‘티타늄 스프링 힌지’ 모습.
국산화된 특허 상품이 해외 경쟁사가 점유하고 있던 시장을 흔들자 해외에서도 견제가 시작됐다. 2000년부터 독일 OBE 사와의 ‘티타늄 스프링 힌지’ 특허 소송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OBE 사와 티타늄 스프링 힌지 특허 관련 소송을 이기고 돌아오니 안경시장의 지형이 바뀌어 있었다. 부품만을 대량으로 생산하던 시장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시장으로 시장 지형이 바뀐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부품 생산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판단, 에이티 옵티칼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독자브랜드 완성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독일 전시회 참관 이후 독일, 터키,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판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해외 수출 등 판로 타격을 받은 지역 업체들이 대다수였지만 지난해 인원감축과 근무시간 단축 없이 회사를 운영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품의 속성에 맞는 움직임들에 집중해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겠다”고 전했다.

진광정밀의 부품으로 만든 안경 완제품 모습.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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