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차량보다 낮은 차체로 승하차 부상 위험도 낮아져||차량 내 통로 막혀있어 차도로 승하



▲ 대구지역 최초로 수성구청이 환경 공무직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했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탑승하는 공간이 엔진룸으로 인해 분리돼 있는 모습.
▲ 대구지역 최초로 수성구청이 환경 공무직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했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탑승하는 공간이 엔진룸으로 인해 분리돼 있는 모습.
환경공무직(구 환경미화원) 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한 ‘한국형 청소차’가 10일부터 운행에 들어갔지만 ‘반쪽 차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전을 위해 도입했지만 작업자 2명 중 한 명은 차로에서 승하차해야 하는 위험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청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하고 이날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한국형 청소차는 기존 청소차량과 다르게 운전석과 수거 공간 사이 별도의 탑승공간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운전자를 제외하고 2인1조로 작업하는 특성상 한 명은 반드시 운전석 뒷 공간으로 승하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 위험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한국형 청소차는 CNG 연료탱크가 들어갈 자리를 빼고 작업자 공간을 확보했지만, 무게중심을 위해 작업자 공간 중간에 엔진룸이 있어 차도 승하차가 불가피하다. 환경부도 위험 노출을 인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자원순환국 관계자는 “한국형 청소차량 승하차 시 운전석 뒤편 작업자의 위험 노출을 인지하고 있으며 엔진룸 이동, 전기기술 도입 등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기술적인 협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 구청 환경공무직노동조합 A지부장도 “외부를 볼 수 있는 화면이 있더라도 작업자가 일에 집중하다 보면 이를 놓치는 경우가 분명 발생할 것”이라며 “일방통행 길이 아닌 2차선 이상의 도로변 작업에서는 하루 200~300번 차도로 승하차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전상 위험요소와 함께 디젤 차량이라는 점과 1억 원이 넘는 고가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환경부가 짧은 연구기간을 맞추기 위해 성급하게 시제품을 내놨다는 말도 나온다. 환경부는 2018년 총 연구비 14억 원을 투입해 8개월 만에 한국형 청소차 모델을 내놨다.

A지부장은 또 “CNG 하이브리드(CNG+디젤) 버스 개발연구도 2년 걸렸는데 환경부의 연구기간은 이와 비교하면 짧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형 청소차’의 가격은 1대당 1억2천500만 원. 경유 차량인 탓에 국·시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온전히 구비로만 구입해야 한다.

B구청 청소과 관계자는 “한국형 청소차 가격이 기존 차량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하다면 일선 지자체는 고민 없이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시비 보조와 관련해서는 친환경 차량 도입에 맞는 차량에게 지원금을 줄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국·시비를 지원받는 CNG 청소차의 경우는 환경부의 ‘저공해 친환경 차량’ 지원에 의해 국비 9%, 시비 9%를 지원받는다. 일선 지자체가 ‘한국형 청소차’의 도입을 위해선 3천여만 원의 추가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 대구지역 최초로 수성구청이 도입한 ‘한국형 청소차’ 모습.
▲ 대구지역 최초로 수성구청이 도입한 ‘한국형 청소차’ 모습.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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