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 전락 로데오거리, 환경 개선사업 후 범죄율 하락 성과||거리에 정체성 부여, 브랜
대구의 대표적인 유흥가 밀집지역으로 주취폭력, 성범죄 등 온갖 강력범죄의 온상이던 중구 삼덕동 로데오거리가 안전한 문화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 시설물 확충이나 단속이 아닌 오롯이 디자인의 힘으로 말이다.
대구 중구청은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함께 지난해 11월 중구 동성로4길 일대(로데오거리)에 2억 원을 투입, ‘명물거리 안심환경’ 조성사업을 완료했다.
로데오거리는 길이 500m, 폭 6m에 불과한 좁은 도로에 클럽·주점 등 500여 개 유흥업소가 운집한 유흥밀집지역으로 인근 112 신고율이 대구지역 최상위에 손꼽힐 만큼 강력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이다.
일명 클럽골목이라고 불리는 삼덕동1가는 인근의 타 행정동(공평동, 동성로2가, 동성로3가 등)에 비해 강력범죄 발생률이 최대 20배까지 차이가 날 정도다.
이곳이 우범지대로 전락한 데는 유흥업소가 많아 야간 유동인구가 몰린다는 점도 있지만, 거리 자체가 어둡고 막다른 골목이 많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막다른 골목들은 주취자들에게 수많은 싸움 및 성범죄 공간을 제공해 왔다.
이밖에도 좁은 골목 내 산적한 불법 주정차와 각종 홍보물은 보행에 불편을 줬으며, 거리에 방치된 각종 쓰레기는 도시 미관을 저해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이번 사업에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설계(CPTED)를 도입했다.
CPTED는 도시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선진국형 범죄 예방기법으로 가로등의 조도 조절, 가시거리 확보, 밝은 도색 등 도시디자인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설계 공법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했던 것은 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것이었다.
센터는 거리의 메인 컬러를 ‘옐로우’와 보색인 ‘네이비’를 선택, 시각적으로 눈에 확 들어올 수 있도록 컬러 간의 대비를 줌과 동시에 안전성을 강조했다.
특히 온갖 범죄의 온상이던 건물과 건물 사이의 비사유지 공간에 안전 펜스를 설치, 안전거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거리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온갖 낙서로 뒤범벅됐던 거리 벽면들은 도색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했다.
센터의 이 같은 노력은 범죄율 하락 등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환경 개선사업 전(2019년 11월~2020년 5월) 597건에 이르던 5대 강력범죄가 개선 후(2020년 11월~2021년 5월) 517건으로 13.4% 감소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동기간 30.8%나 하락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중구청 하상배 안전총괄과장은 “이번 사업으로 로데오거리가 좀 더 밝고 안전한 거리로 거듭났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중구 내 다른 거리에도 안전거리 만들기 사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