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12〉수영팀

발행일 2021-06-20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3월 열린 제11회 김천전국수영대회에서 대구스포츠단 수영팀 이호준(가운데)이 자유형 400m에 출전해 준비자세를 잡고 있다.
전국 최상위권의 전력을 보유한 대구스포츠단 수영팀은 오는 10월 열릴 전국체육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대구팀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이 이끌던 실업팀을 꺾고 전국체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저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꾸준한 성적으로 스스로 전국 최고임을 증명해내고 있으며 이들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염동현 감독이 이끄는 대구 수영팀에 대해 알아보자.

제11회 김천전국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대구 수영팀을 포함한 전국 실업팀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는 모습.


◆전국을 넘어 세계로

대구팀 선수는 모두 6명으로 최규웅, 이호준, 양석현, 신희웅, 지유찬, 홍진영이 구성원이다.

대구팀 선수단은 국내 정상급을 포함해 세계로 눈을 돌릴 만큼 쟁쟁한 선수들로 이뤄져 있다.

최규웅
우선 주장 최규웅은 지난해부터 대구팀에서 활동했다.

대구에 입단 전 2015년 전국체전 평형 100·2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달성해 해당 종목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기록은 아시아에서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의 기록이다.

하지만 신기록을 세운 뒤 선수 생활을 접었고 2년의 공백을 가졌다.

2019년 이전 대구팀은 평영을 주종으로 하는 선수가 없어 각종 대회 입상권에 들지 못하는 시기였다.

이때 최규웅은 대구수영연맹 소속으로 재기한 상황이었는데 복귀하자마자 전국체전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구팀은 최규웅을 곧바로 영입했고 평영 종목의 부족함을 채우게 됐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전국체전에서 기대된다.

이호준
제2의 박태환이라고 불리는 이호준은 대구팀의 에이스다.

지난해 대구로 영입된 이호준의 주력은 자유형 400m다.

박태환과 주 종목이 같은 이호준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박태환이 세웠던 기록을 모조리 깨며 성장한 선수다.

본인의 주력 종목에 필요한 지구력과 속도를 모두 겸비해 탁월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훈련과 경기 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성실함까지 갖췄다.

이호준의 경우에도 대구팀에 꼭 필요한 인재였다.

2018년 대구팀의 주축 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하면서 단체전인 계영 800m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는데 이호준의 영입으로 다시 국내 1위 싸움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영입 과정에서 4개 실업팀이 이호준에게 관심을 보였다.

대구팀이 제시한 연봉이 4개 팀 중 가장 적었지만 이호준은 단단한 팀워크를 이유로 대구를 선택했다고.

올해 이호준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나서 계영 800m에 출전한다.

이호준은 이번 올림픽 출전과 함께 2022년 아시안게임에서도 입상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양석현
양석현은 대구팀에 옮겨와 가장 많은 성장세를 이뤘다.

개인혼영 200·400m가 주 종목으로 고교 1학년 재학 시절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나 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대구팀이 재능을 높이 사 2019년 영입했고 그해 전국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관왕과 더불어 대회신기록을 만들어내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양석현의 장점은 자유형과 접영, 배영, 평영 네 종목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운동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대구팀에게는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신희웅
신희웅은 2016년부터 대구 선수로 뛰었고 2017~2018년 상무 제대 후 현재까지 대구에서 활동 중이다.

배영 50m가 주 종목으로 신희웅은 전국체전 성적이 화려하다.

2013년 고교생 시절 전국체전 혼계영 400m, 계영 400·800m, 배영 50·100m를 모두 싹쓸이하며 5관왕을 달성했다.

순발력이 좋고 특히 양발을 움츠려 위로부터 아래로 물을 차며 전진하는 동작인 돌핀킥이 일품이다.

신희웅의 배영은 전국 최상위권 수준이며 자유형도 이에 못지않다.

지유찬
올해 20살로 팀 신입생인 지유찬은 자유형 50m가 주 종목이다.

지유찬에게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중학생 때까지 주 종목으로 자유형 400m를 뛰었으나 고등학생부터 50m로 전향했다.

일반적으로 자유형 50m는 순발력이 중요한 반면 400m는 지구력이 우선시되는데 지구력의 경우 훈련을 통해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지만 순발력은 선천적인 요인이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50m 선수가 400m를 뛸 수는 있어도 반대로 400m 선수가 50m로 전향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유찬은 이러한 예상을 뒤집고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고2 재학 중 전국체전 50m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난 3월 김천전국수영대회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

대구팀 지도진은 지유찬이 곧 자유형 50m 종목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울 재목으로 보고 있다.

홍진영
대구팀의 홍일점 홍진영은 유일한 대구 출신 선수다.

덕원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올해 대구팀에 합류했다.

2019년 전국체전 자유형 50m와 100m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개인기록을 앞당기며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불과 4개월 동안 받은 훈련량으로 만들어낸 성과라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대구 지도진은 홍진영에 대해 파워를 장점으로 꼽았고 잠재력을 일깨운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팀 조직력이 으뜸

1999년 창단된 대구 수영팀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선수 간 팀워크가 최우선이다.

선수 간 소통과 끈끈함이 있어야만 하나로 뭉칠 수 있고 주력 종목인 단체전에서 저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워크를 강조한 덕분에 대구팀이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은 계영 800m다.

대구팀에게 계영 800m 종목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2016년 전국체전에서 당시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박태환이 이끄는 인천시청 실업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팀에서 전국급 수준의 선수 한 명을 보유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성적 차이는 매우 큰데 세계적인 스타 선수팀을 이겼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게 대구팀 지도진의 설명이다.

대구 수영팀 지유찬이 상체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러한 대구팀의 화려한 성적은 과학적인 선수 관리 및 훈련에서 시작된다.

대구팀은 어깨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물 위에서 앞으로 나가기 위한 추진력은 어깨에서 비롯된다는 것.

대구팀은 신체 부위별로 수영 시 추진력의 비중을 어깨 60%, 코어(복근 및 허리) 20%, 하체 20%로 본다.

따라서 어깨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웨이트를 통한 근력 강화를 하고 있다.

대구팀은 ‘근력으로 신체를 두 겹, 세 겹 감싼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추진력을 얻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또 다른 목적도 포함돼 있다.

수영 선수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모든 운동선수가 부상을 입으면 회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지만 특히 수영의 경우 근육이 손상되면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뼈는 골절된 후 회복되면 기존 상태에 비해 20%가량 더 강해지는 것에 비해 근육은 다치면 원상태보다 80% 수준에서 회복돼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연성과 지구력이다.

수영은 팔다리를 모두 사용하는 전신 운동으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온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연성은 필수다.

지속적인 속도를 내다보면 신체에 젖산이 쌓여 피로도가 높아지고 속도는 줄어든다.

유연성이 좋으면 젖산이 쌓이는 시간이 늦어지고 반대로 회복은 더욱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구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구팀 신희웅이 영법교정훈련을 통해 배영을 하고 있는 모습.


◆감독 인터뷰

염동현 감독
“선수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대구스포츠단 수영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구스포츠단 수영팀 염동현 감독은 2013년 부임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앞으로 변화할 팀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염 감독이 감독직을 맡았을 때 대구팀은 전국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고 선수도 부족해 4명이 뛰는 단체전에는 참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염 감독은 “현재의 팀을 만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다”며 “기존 선수 개인 출전에서 팀워크를 강조한 단체전 중심으로 전력을 새롭게 짜고 차근차근 준비해 2016년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구팀은 지역 출신과 높은 잠재력을 가진 인재 찾기에 늘 목말라 있다.

전국체전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고교 선수나 일찍부터 지역에서 수영을 배우는 어린 학생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선수 발굴을 하고 있다.

염 감독은 2002~2013년 달성고등학교와 성서고의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국가대표 2명, 국가대표상비군 5명을 배출했다.

그는 “모든 실업 감독이 전국대회에서 젊은 선수에 관심을 두는 건 똑같다. 유망한 선수를 성장시켜 대구를 대표하고 나아가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알리게 하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국 최고는 물론 국가대표 양성까지 꿈꾸는 대구팀은 전국체전에서 모든 선수의 입상을 올해 목표로 두고 있다.

염 감독은 “국제 경험이 많은 선수부터 어린 신입 선수까지 모두가 이번 전국체전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며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구라고 하면 수영이라는 단어도 함께 떠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 지역을 빛내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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