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안심여행 12선 발표, 언택트 여행지 각광||천혜 자연 가야산국립공원, 역사·문화 콘
대구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며, 가야산국립공원, 성밖숲 등 곳곳에 펼쳐진 녹색의 향연은 도심 속에서 지친 눈을 시원하게 개안시켜 준다.
그런 성주군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언택트 관광지 ‘성주 안심여행 12선’을 선보였다.
안심여행 12선은 △성밖숲 △가야산 만물상 △가야산 정견모주길 △가야산야생화식물 △성주호둘레길과 무흘구곡 △세종대왕자태실 △한개마을 △회연서원 △포천계곡과 만귀정 △독용산성 △성주역사테마공원 △성산동고분군 등이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희망찬 일상이 다가오고 있다. 올여름은 청정 자연과 함께 옛 선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 성주에서 호사를 누리는 것은 어떨까.
2017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최근 4년(2018~2021) 대한민국 생태테마관광지로 선정된 성밖숲은 성주읍 경산리 성주읍성 밖에 조성된 왕버들숲이다. 1999년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됐다. 조선 시대 성주의 지세를 흥성하게 한다는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조성된 숲으로 전해진다.
‘경산지’에 따르면 조선 중엽에 서문 밖 마을의 소년들이 아무 까닭 없이 죽는 등 흉사가 이어졌다. 그 이유가 마을의 족두리바위와 탕건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중간 지점에 숲을 조성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지관의 말에 따라 성주읍성의 서문 밖 이천변에 밤나무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후 마을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밤나무를 베어내고 왕버들로 재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성밖숲은 거대한 왕버들로 이루어진 단순림으로 마을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과 더불어 토착적인 정신문화의 생활터이다. 마을의 풍치와 보호를 위한 선조의 전통적 자연관을 보여주는 전통적 마을 비보림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
500년 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52그루의 왕버들은 신비롭고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위용을 뽐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여름이다. 매년 7~8월이면 성밖숲을 시원한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맥문동은 짙푸른 왕버들과 보색의 이미지를 연출해 전국에서 찾아온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 8경이자 한국 12대 명산인 가야산국립공원은 변화무쌍한 산세에 검붉은 기암절벽으로 하늘을 찌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가야산 만물상은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의 전설과 바위들이 1만 가지 형상을 이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972년 가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자연보호 등을 이유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가 2010년 40년 만에 그 봉인이 풀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어 금강산 만물상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가야산의 자랑거리이다.
볼거리가 풍성하다. 주변과 산 아래 골짜기와 숲 사이로 사람과 동물 등의 형상을 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곳곳에 앉아 등산객을 맞는다.
가야산역사신화공원 내 있는 정견모주길은 그늘이 이어지는 숲길과 시원한 계곡물 소리,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힐링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숲속 곳곳에 있는 정자와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겨 보자.
최근 코로나19로 가야산을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야산 전체 면적의 약 60%가 성주군에 속해있으며,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1천433m) 역시 성주군에 있다.
가야산을 열심히 걸었다면, 이제 드라이브스루로 성주를 만끽해 보자.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무흘구곡과 성주호 둘레길은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다.
이곳의 여정은 영모재 근처에 있는 수상 레저테마파크인 아라월드와 금수문화공원야영장에서 시작한다. 특히 아라월드 입구에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성주호 둘레길은 호반을 끼고 이어지는 숲길이다. 길은 숲으로 호수로 구불구불 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매년 봄이 되면 벚꽃 터널로 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성주댐을 지나 김천시 증산면 청암사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의 입구를 지나면 한강 정구 선생이 남송시대 주자가 지은 무이구곡을 빌려 이름 붙인 무흘구곡을 만날 수 있다. 그중 드라이브코스에 적합한 곳은 제3곡 배바위와 제4곡 선바위인데 두 곳 모두 찻길에서 볼 수도 있고, 차에서 내려 살펴볼 수도 있다.
정자가 그림처럼 올라 있는 배바위는 선비들이 시도 짓고 풍류도 즐기던 곳이다. 기암괴석에 계류가 어우러져 여름에는 야영객과 피서객으로 붐빈다.
1438년(세종 20)에서 1442년(세종 24) 사이에 조성된 태실로, 세종의 적서 18왕자와 세손 단종의 태실 1기를 합쳐 모두 19기로 조성됐다. 태실이 자리 잡은 태봉은 당초 성주이씨의 중시조 이장경(李長庚)의 묘가 있었던 곳으로, 왕실에서 이곳에 태실을 쓰면서 묘를 이장하도록 하고 태를 안치했다고 한다.
‘태’는 태반과 탯줄로 구성돼 임신 기간 태아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생태 조직이다. 태아가 태어난 후 모체로부터 분리돼 배출되는데, 예로부터 이를 생명의 기원으로 봐 귀중하게 다뤘다. 즉 세종대왕자태실은 그의 태반과 탯줄을 보관해둔 곳이다.
태실 내부는 조선 시대 출산의 과정과 풍습, 산후조리까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출산을 앞둔 산모들의 필수 태교 여행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왕자태실이 온전하게 군집을 이룬 형태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한개민속마을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55호로 600여 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산이씨 집성촌이다. 하회마을, 양동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 7대 민속마을 중 하나다. 도 지정문화재 9채와 6채의 재실을 포함, 총 75채의 초가집, 기와집 등이 돌담길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응와종택, 한주종택 등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고택들과 한개마을 둘레길인 비채길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테마로 영취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아래 총 6.3㎞로 조성됐다. 민속마을만의 예스러움과 고즈넉함을 체험하기 위해 한옥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설체험장으로 짚공예, 한복체험, 약과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체험도 운영되고 있다.
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의 줄기로 해발 955m에 이른다. 산 정상부에는 독용산성이 있다. 가야시대 토성으로 둘레가 7.7㎞에 달해 영남지방 산성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독용산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산세가 아름답고 완만해 자동차나 자전거로 산 중턱까지 이동할 수 있어 개인은 물론 가족 단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산행장소이다. 특히 새벽녘 독용산성자연휴양림에서 산책하듯 걸어 오르면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그 절경은 평생의 보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성주역사테마공원은 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로 위상을 떨쳤던 성주목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 성주읍성 북문과 성곽, 조선전기 4대사고 중 하나인 성주사고와 전통연못 쌍도정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특히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성곽과 문루를 비춰 고즈넉한 야간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