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의 이야기, 개인적인 소재를 다룬 경험을 화폭에 담아내

▲ Come to meet you... 5-2 oil on canvas. 60.6x 60.6. 2021
▲ Come to meet you... 5-2 oil on canvas. 60.6x 60.6. 2021
▲ Come to meet you... 4 oil on canvas. 25x25. 2021.
▲ Come to meet you... 4 oil on canvas. 25x25. 2021.
‘비’를 소재로 유화 작업을 하는 전소영 화가의 개인전이 다음달 2일까지 키다리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소영 화가는 이번 전시에서 비 오는 날 도시의 일상적 풍경이나 그와 대조되는 여유로운 자연풍경 등을 소재로 해 빗물에 투영되는 이미지를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전소영 화가 작품들 중 하나의 시리즈 제목이면서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기도 한 ‘마중나오세요(Come to meet you)’는 전소영 화가와 지극히 개인적인 소재를 다뤄 인상 깊다.

작가의 어린 아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다.

어린 시절 맞벌이 부부인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전 작가는 비오는 날이면 어머니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 있던 친구들을 늘 부러워하며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오랫동안 화실을 운영하면서 전업 화가로 바쁘게 활동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이 ‘유치원때 비오는 날 왜 마중 안 왔어?’ 라는 물음을 해왔다. 작가는 놀람과 동시에 가슴이 쓰라렸다고 한다.

전 작가는 “아픔을 가지고 있던 나 자신이 내 아이도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내 삶을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깨달은 작가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제는 종종 마중을 나가게 된 에피소드를 엄마의 마음으로 화폭에 담아내게 됐다.

그는 단편적인 색채의 파편들로 환원시키고, 화가만의 개성 있는 섬세한 감성적 언어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화 작업으로 때로는 절제된 디자인적 조형미와 회화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도시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을 평면적 타블로에 디자인한다.

김민석 키다리 갤러리 대표는 “비가 오는 날 더욱 잘 어울릴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서 미안한 추억처럼 이어지는 또 다른 사랑의 교감을 바라보며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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