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불가 외치던 이재명 “당이 정하면 따라야”

▲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확산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연기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그동안 경선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던 송영길 대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다 대선주자들 역시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선 흥행 부진 우려는 물론 정부여당으로서 현재는 강력한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경선 연기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연기 불가 진영의 대표 격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경선 연기 관련 질문에 “당이 정하면 따라야죠”라고 답했다.

지난달 이 경기지사가 경선 연기론자들을 ‘가짜 약 장수’에 비교하며 연기 불가를 강하게 주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톤이다.

‘원칙론’을 고수하던 박용진 의원 역시 ‘경선 연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박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방역당국의 지침은 국민 2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당이 (경선)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가 일단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경선 연기 논란이 있었지만 그때는 당규상의 해석을 둘러싼 유불리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제가 ‘원칙대로 하자’고 말씀을 드렸다”며 “지금은 당규상의 해석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상황이라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반이재명계 대선주자 측에서는 다시 한 번 경선 연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드리려면 방역 지침대로 거의 전면 비대면으로 가야 된다는 얘기인데 그게 가능한지,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이 문제는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며 불만을 표했으며, 김두관 의원은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경선 연기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달 경선 연기 논란 때는 현행 일정 유지를 주장하며 이 경기지사 쪽에 힘을 실어줬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경선 연기 필요로 입장을 선회했다.

당 지도부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태도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2주간의 4단계 거리두기 결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하자”고 밝혔다.

지난 11일 “경선을 일정대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에서 후퇴해 조정의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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