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14〉근대5종팀

발행일 2021-07-18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스포츠단 근대5종팀의 김대원(왼쪽)과 진석현이 펜싱 종목 훈련을 하고 있다.


근대5종 경기는 전쟁 중 적진을 뚫고 군령을 전한 나폴레옹 부하의 영웅심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지역에서도 나폴레옹처럼 용맹스러운 팀이 전국제천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 중이다.

바로 대구스포츠단 근대5종팀이다.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5개 종목을 모두 섭렵하는 대구 근대5종팀에 대해 알아보자.

승마 종목을 훈련 중인 대구팀 강민정이 말과 함께 장애물을 넘고 있다.
◆하루 5종목 모두 치러져

근대5종의 공식 경기로는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5종목(펜싱·수영·승마·사격·육상)으로 출발했다.

근대5종의 경기 방식은 하루 동안 5개 종목이 모두 진행된다.

올림픽 기준으로 종목마다 1천 점이 되는 표준기록이 설정돼 그 표준에 의해 성적이 산출된다.

표준보다 낮은 점수가 되면 감점이 되고 높은 점수를 얻으면 득점이 된다.

사격과 육상이 레이저런이라는 복합 종목으로 조정되면서 실제로 경기가 치러지는 종목은 4개로 볼 수 있다.

펜싱과 수영, 승마, 레이저런(사격+육상) 순으로 진행되는데 앞서 벌어지는 3개 종목에서 얻은 점수를 더해 종합성적이 높은 순으로 마지막 복합경기를 출발한다.

따라서 복합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우승자가 된다.

첫 대회 종목인 펜싱은 참가 선수 전원(올림픽의 경우 36명)이 풀리그로 대전한다.

경기 기간은 1분이며 이 시간 내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두 선수 모두 패한 것으로 처리한다.

근대5종에서의 펜싱은 전신을 찌르는 ‘에페’ 종목으로 운영된다.

펜싱에서는 기본 점수가 250점(25승 기준)이 주어지며 여기에서 1승을 더하면 6점이 보태지고, 1패를 더 당하면 반대로 6점이 깎인다.

수영은 200m를 가장 빨리 헤엄치면 되는 종목이다.

영법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가장 빠른 영법인 자유형을 선택한다.

200m의 기준 기록은 2분30초에 250점이 주어진다. 여기서 0.5초씩 빨라지면 1점씩 더해지고, 반대로 0.5초씩 늦어지면 1점씩 삭감된다. 2분29초에 들어오면 252점이 되는 식이다.

승마는 장애물를 뛰어넘는 비월경기로 열린다. 주행 경로에 비월 장애물 12개를 설치해 350m의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통상 야외마장에서 열릴 경우 350m의 허용 시간은 60초다.

경기 도중 2번 낙마하거나 경기가 끝나기 전에 말과 선수가 이탈하는 등 경우에는 승마 점수가 0점으로 처리된다.

마지막 ‘레이저런’은 육상과 사격을 합친 복합경기다.

이전 세 종목(펜싱·수영·승마)의 종합 점수에 따라 출발 시간에 차이를 두는 ‘핸디캡 스타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3천200m를 뛰면서 중간에 표적 5개를 50초 제한의 무제한 레이저건 사격으로 명중시키는 행위를 4회 반복한다. 총 사격 표적은 20개다.

핸디캡 스타트 방식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골인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지난 5월 열린 한국실업연맹회장배 전국근대5종경기대회에서 대구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수 소개

대구 근대5종팀 선수단은 모두 5명으로 대부분 레이저런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올해는 팀 구성원 5명 중 3명이 새로 영입돼 선수 전력이 강화됐다.

구성 선수는 진석현, 강민정, 정민지, 김대원, 소재영 등이다.

진석현
진석현은 2019년 대구팀에 합류했는데 대구동촌중학교와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한 대구 출신의 선수다.

장점은 육상과 사격을 함께하는 레이저런이다.

진석현은 레이저런 종목만 본다면 전국 최상위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전국체전에서 개인 2위를 차지했고 현재 펜싱 실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어진 훈련을 성실히 소화해내며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다.

강민정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강민정은 승마선수 출신이다.

일반적으로 승마선수 출신이 근대5종으로 종목을 전향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강민정은 5종목에서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승마 실력은 물론 레이저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강민정이 보여준 사격 실력은 세계 수준이라는 것.

부족한 펜싱 종목도 훈련을 통해 실력을 높이고 있다.

지도진은 강민정이 입단 이후 단기간에 실력이 크게 향상돼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로 평가했다.

지난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1년 세계근대5종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강민정의 강한 승부욕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정민지
정민지도 올해 대구팀에 영입된 자원이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3학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고3 당시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었으나 지난해 실업대회에서 개인 3위를 하며 제 실력을 다시 발휘하고 있다.

수영선수 출신의 정민지는 수영을 포함해 펜싱이 상위 수준이다.

펜싱의 경우 왼손잡이라는 특성을 살려 유리한 경기 흐름을 만든다.

정민지는 지도진을 괴롭히는 스타일(?)의 선수다.

훈련 관련 질문이 많은 소통형 선수로 매사에 적극적이다.

제32회 전국체육고등학교대회 여고 개인 1위와 제7회 실업연맹회장배대회 여자일반 개인 3위를 차지했다.

김대원
제주 출신의 김대원은 수영과 레이저런에 바탕을 둔 선수다.

올해부터 대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집중력이 높고 묵묵하게 훈련에 임해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육상이 뛰어나 호흡 조절이 잘되고 따라서 사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

호흡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자세에서 사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대원이 영입된 이유는 대구팀이 추구하는 레이저런에 강하고 수영도 상위권이라는 점에서다.

제3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남자 개인 1위와 2015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 3위를 했다.

소재영
지난해부터 대구팀과 함께한 소재영은 수영선수 출신이다.

대구로 영입되기 전 타 팀에서 제98회 전국체전 개인 5위와 단체 1위를 기록했다.

소재영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다.

체력적인 면에서 뛰어나다 보니 모든 종목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다.

회복력도 좋아 남자 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대구팀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고 수영과 펜싱 종목의 기량이 뛰어나다.

제98회 및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각각 개인 5위와 24위를 했다.

◆감독 인터뷰

곽동윤 감독
“고된 훈련 일정 속에서도 선수와의 소통 없이는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없습니다.”

대구스포츠단 근대5종팀 곽동윤 감독은 선수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곽 감독은 “평소 부모 입장에서 선수를 대하지만 훈련 때는 강하게 지도하는 편이다”며 “예전처럼 ‘무조건 감독을 따르라’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에게 훈련 계획과 그에 따른 예상 결과 등을 설명해주면서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스포츠단은 직장인운동부로서 말 그대로 선수이면서도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다”며 “선수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 성적으로 더 나은 대우를 받아 팀도 발전하는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곽 감독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지역 선수로 인해 인재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2018년 1월 감독직에 부임할 당시만 해도 팀 내 지역 선수가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그 비율이 많이 줄어들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근대5종을 기준으로 한다면 최근 3~4년 만에 중·고교 학생 선수의 비중이 많이 줄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곽 감독에게 선수 발굴 기준은 수영이다.

수영은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되는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수영을 기반으로 한 선수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곽 감독은 “수영은 오랜 시간을 두고 훈련해야 하는 종목으로 수영이 완성되면 정신력과 지구력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수영선수 출신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중상위권 달성을 목표로 잡은 곽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부족한 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얼마나 메우고 극복하느냐가 이번 대회 성적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 나아가 대구팀의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전국 시·도팀 중 가장 모범적인 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