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시접속’이란 용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는 ‘같은 인터넷 사이트나 서버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함’을 뜻한다. 동시접속이 실생활과 연관돼 등장하는 경우는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중앙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일어났다’처럼 주로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 사회의 상당한 영역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하기 위해 접속자들이 예방접종 사이트에 몰려들자, 해당 사이트가 동시접속을 감당하지 못해 접속 자체가 되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특정 시점에 접속자가 집중할 경우 서버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중접속 제어 솔루션을 설치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대구광역시 도서관 통합허브시스템’에 수성구와 달서구, 서구 주민들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접속이 중단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통합허브시스템 관리업체는 동시접속 인원이 700명 이상일 경우 오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해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 시민 2천 명이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이 개선됐다.

도서관 통합허브시스템은 대구시내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모두 통합해 안정적인 지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시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단계 계획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다. 사업 추진 이전에는 대구시교육청이 수탁해 운영하는 대구시립 공공도서관과 8개 구·군이 운영하는 구립 및 군립 공공도서관의 시스템은 각각 달랐다. 이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통합 검색이 불가능했기에 각각의 도서관 홈페이지를 찾아 자료를 검색하고,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예약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통합허브시스템이 노리는 효과는 지식정보 통합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며, 중복적인 예산 투자를 피하고,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이다. 현재 자료관리시스템과 홈페이지 통합이 완료된 도서관은 1단계 사업년도인 2019년에 대구시교육청이 위탁운영 중인 대구시립도서관 10개관과 공립 작은도서관 64개관, 2단계 사업년도인 2020년에 구립 및 군립 공공도서관 26개관이다. 그리고 나머지 8개 사립 공공도서관과 181개 사립 작은도서관은 2022년 이후에 통합될 예정이다.

통합에 따른 효과는 벌써 나오고 있다. 도서관별로 회원 가입을 하는 바람에 중복됐던 회원수가 정리됐다. 이에 따라 이용자 데이터의 중복이 방지되면서 시민들의 요구가 정확하게 반영될 기반을 마련했다. 또 대구지역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구축됐다. 이전에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전국의 도서관 자료를 관리하는 통합센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젠 대구시민의 요구를 독립적으로 처리하게 됨으로써 정보처리 속도가 증가하고, 오류가 줄어들게 됐다.

지난 13일 시청 별관에서 3단계 사업 착수보고회를 가진 대구시는 이미 통합을 마친 공공도서관 36개관과 작은도서관 64개관을 포함해 모두 100개인 공립도서관을 통해 올 한 해 사회변화에 발맞춘 대민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유용한 지식정보가 다양하고 편리하게 제공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환영한다.

시민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개선이란 올해 계획은 조짐도 좋은 편이다. 3단계 사업 착수보고회에서 도서관 통합허브시스템 동시접속 인원을 2천 명까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3단계 사업의 하나인 정보자원 공동플랫폼 기반 보강사업에 해당한다. 다른 서비스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도서관 홈페이지 고도화 서비스에는 열람실 및 자료실 좌석예약 서비스, 비대면 도서대출 서비스, 통합 모니터링 서비스, 시설물 통합예약 서비스 등이 있다. 또한 도서관 자동화시스템 고도화 사업에는 이용자 맞춤형 도서추천 서비스와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혹시나 해서 당부하자면 좌석예약 시스템은 일반열람실, 자료실 열람석, 디지털자료실 등 대구지역 공립도서관의 좌석을 이용하려는 시민은 도서관 안팎 어디서든 통합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과 예약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리고 독립형 상호대차 서비스는 현재 운영 중인 타관반납 서비스를 뛰어넘어 시민 누구나 필요한 정보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상호대차 서비스가 이뤄져야겠다. 시민 입장에서 어떤 도서관 서비스가 개선됐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통합허브시스템이 갖춰지길 기대한다.

김상진〈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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