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재작년 동월 대비 93% 감소||올해 여권 발급 9천451건, 2019년

▲ 매년 여름철마다 여권 발급 신청자들로 붐볐던 여권부서가 신청자 한 명 없이 고요하다. 사진은 5일 오후 대구시 종합민원실의 모습.
▲ 매년 여름철마다 여권 발급 신청자들로 붐볐던 여권부서가 신청자 한 명 없이 고요하다. 사진은 5일 오후 대구시 종합민원실의 모습.
매년 여름철이면 몰려드는 민원인들로 공무원들 사이에서 기피대상 일 순위였던 대구지역 여권 담당 부서가 코로나19 이후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여권 발급 신청이 예년보다 90% 이상 줄어들면서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와 7개 구·군청(발급 업무 없는 중구청 제외)이 발급한 여권 수는 모두 3만6천108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19만7천608건보다 약 82% 감소했다.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 줄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9천451건으로 작년 동기간(2만9천520건) 대비 68% 줄었다. 2019년(12만7천315건)에 비하면 무려 93% 감소했다.

그동안 여권 발급 건수는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추이를 함께해 왔다.

대구지역 여권 발급 건수는 지역 확진자 수가 30명대를 유지하던 지난해 5월 1천720건을 기록, 전월 대비 32%가량 증가하면서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8월까지 매달 1천500건대를 유지하다가 같은달 광복절 집회 이후 일일 지역 확진자 수가 100명대를 넘어서는 등 2차 대유행 우려로 9월 1천157건으로 한 달 만에 27% 감소했다.

3차 대유행이 끝난 지난 3월 여권 발급 건수는 1천550건으로 전월 대비 32% 증가했지만, 지난 6월 4차 대유행의 시작과 함께 다시 곤두박질쳤다.

올해 지역 8개 여권 발급 기관의 일일 평균 건수는 약 53건이다. 한 기관당 하루에 7건 정도를 발급했다. 단순 계산하면 2019년(하루 평균 69건)보다 10배 가량 업무가 줄어든 것이다.

여권 접수에 걸리는 시간이 10분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10분 정도만 업무를 보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대부분 업무를 차지했던 여권 접수 업무가 사라지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선 때아닌 꿀 보직(?)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전 여름철에는 쉴 시간은커녕 식사 시간도 제때 못 챙길 정도로 바빴다. 요즘은 너무 한가해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듯하다”면서 “여권 부서가 일이 줄면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타부서로 많이 이동했다. ‘망중한’이라고 생각하면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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