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명부 허위 작성 등 관리 제대로 되지 않아||단속기관 “마스크 착용하세요” 계도활동만



▲ 20명의 어르신이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구 향촌동·포정동 소재 한 어르신 쉼터에서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5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다. 이날 단 한 명의 어르신도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 20명의 어르신이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구 향촌동·포정동 소재 한 어르신 쉼터에서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5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다. 이날 단 한 명의 어르신도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대구지역 어르신의 쉼터인 일명 ‘화투방’이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어르신의 경우 감염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진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어진 상황이다 보니 화투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후 화투방이 밀집한 중구 향촌동의 A화투방.

96㎡(29평) 공간에서 20명의 어르신이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5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화투를 치고 있었다.

더욱이 수기명부에는 매일 17명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돼 있고 이마저도 전날(지난 12일)까지의 기록만 존재했다. 수기명부 상 4개의 같은 전화번호가 지난 11일과 12일 서로 다른 거주지로 기입된 것도 확인돼 전화번호 허위 작성을 의심케 했다.

이용자가 수기명부를 작성할 때 관리자 운영수칙인 신분증 확인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을 방증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안심콜 또는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지 못해 대부분 수기명부를 작성한다.

이곳의 시설면적(관리자 방 등 포함)에 따른 이용인원 제한 수는 24명이다. 그러나 접객공간은 66㎡(20평)도 되지 않아 매우 좁았다.

지침 상 예방접종 완료를 입증할 수 있는 사람은 다중이용시설 이용인원 제한 인원 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이 화투방을 이용한 어르신은 “대부분 코로나19 2차 접종을 마친 상태라 면역이 형성된 상태”라며 “확진자는 대부분 10~30대에서 발생해 항체가 형성된 60대 이상이 찾는 이곳은 오히려 청정하다”고 했다.

화투방을 자주 이용한다는 70대 할머니는 “화투방에 구청이나 경찰이 한번씩 오기는 하지만 ‘조심하세요’라고만 하고 나간다”고 귀띔했다.

같은날 B화투방.

26명의 어르신들이 초록색 모포가 덮인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화투 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곳 역시 수기명부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당시 수기명부에 이름이 기입된 사람은 관리자 단 1명뿐이었다.

대구시는 지난달 1일부터 ‘화투방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 행정명령 고시’를 통해 따로 집중 관리하기 시작했다.

중구청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지역 내 22개 화투방의 현장점검을 해 출입 명부관리 미흡 등으로 30건을 계도조치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화투방 현장단속을 나가보면 출입명부 관리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며 “과태료 부과하기가 힘들어 계도조치를 하고 마스크를 꼭 써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 26명의 어르신이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구 향촌동·포정동 소재 한 어르신 쉼터에서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5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다. 이날 단 한 명의 어르신도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 26명의 어르신이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구 향촌동·포정동 소재 한 어르신 쉼터에서 칸막이도 없는 테이블에 5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다. 이날 단 한 명의 어르신도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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