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지구 중 4개 개발 완료, 남은 곳도 90%대 진행률||코로나19 속 투자유치 열정

▲ 대구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전경.
▲ 대구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전경.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 오랜 인고 끝에 열매를 맺고 있다.

한때 저조한 분양 및 유치 실적으로 도심 속 허허벌판이라는 지적을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지고 성장했다.

비어 있던 공간들은 어느새 지역 경제를 책임질 핵심 앵커시설들로 채워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

수성의료지구에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테크노폴리스지구를 중심으로 추진된 로봇 산업은 물과 함께 대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18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DGFEZ)은 개청 13주년을 맞았다. 13주년을 맞은 DGFEZ의 성과와 발자취, 그리고 미래를 점검해 본다.

▲ 대구 동구에 위치한 신서첨단의료지구의 모습. 2015년 기반시설 준공이 완료됐다.
▲ 대구 동구에 위치한 신서첨단의료지구의 모습. 2015년 기반시설 준공이 완료됐다.
◆완성된 지도, 채워지는 인프라

DGFEZ는 기존 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 및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2008년 개청했다.

개청 당시 11지구 39.55㎢였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은 2차례에 걸친 조정을 거쳐 8개 지구(18.46㎢) 체제로 확립됐다.

8개 지구는 △국제패션디자인지구(동구 1.18㎢) △심서첨단의료지구(동구 1.05㎢) △테크노폴리스지구(달성군 7.26㎢) △첨단부품산업지구(영천 1.46㎢) △하이테크파크지구(영천 1.22㎢) △지식산업지구(경산 3.83㎢) △융합기술산업지구(포항 1.48㎢)로 구성돼 있다.

이중 국제패션디자인지구, 신서첨단의료지구, 수성의료지구,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 등 4개 지구의 개발(기반시설 준공)이 완료됐다.

주거·산업·연구단지 복합신도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는 현재 1~3단계 기반시설 준공 94%로 4단계 개발이 진행 중이다.

첨단메디컬·의료기기 특화 경산지식산업지구는 현재 1단계 사업이 완료됐으며, 바이오 및 부품·소재 특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와 미래자동차의 전진기지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도 2024년 개발사업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DGFEZ발 낭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7년의 기다림 끝에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수성의료지구 롯데쇼핑타운이 착공에 들어갔다. 도심 속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던 알파시티의 개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6개 광역시도가 치열한 경합 끝에 유치한 3천억 원 규모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테크노폴리스지구 유치 역시 DGFEZ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지난 4월 포항시청에서 바이오파머와 460억 원 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모습.
▲ 지난 4월 포항시청에서 바이오파머와 460억 원 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모습.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투자유치 열정

2011년 4천800만 달러(한화 560억 원)로 시작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개청 13년이 지난 현재 30개 기업 7억5천100만 달러(한화 약 8천800억 원)에 달한다.

또 598개 국내기업 및 기관으로부터 총 5조2천391억 원 규모의 투자를 끌어냈고, 2만2천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구별 특성을 고려한 비대면 투자유치 활동으로 가시적인 성과도 끌어내고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서는 지난해 6월 바이오 앵커 기업 한미사이언스와 3천억 원 규모의 MOU를 체결했고, 지난 4월에는 개량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파머와 46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해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토대를 마련했다.

테크노폴리스지구는 현대로보틱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DGIST 등이 밀집해 로봇사업 인프라가 탄탄한 만큼 대구시 역점사업인 기계·로봇·메카트로닉스 산업 직접화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이 같은 노력은 3천억 원대 국책 사업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라는 값진 성과로 이어졌다.

수성의료지구에서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VR 기술을 활용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VR 관련 연구소와 40여 개 역외기업 유치를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디지엔터테인먼트와 125억 원에 달하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밖에도 영천지구에서 나눔제약과 20억 원대 투자유치를 이끌었고,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내 잠재투자자 발굴을 위해 개청 이후 최초로 영국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지난해 2월 마스크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난관 속에서도 DGFEZ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협조를 요청해 중소기업 72개 업체에 마스크 3만6천 개를 확보·지원했다.

코로나19로 대구·경북 기업의 수출길이 막히자 긴급 지원책을 안내하고,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수용하기도 했다.

▲ 지난해 10월 영국 내 잠재투자자 발굴을 위해 주한 영국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모습.
▲ 지난해 10월 영국 내 잠재투자자 발굴을 위해 주한 영국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모습.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혁신생태계 조성 앞장

DGFEZ는 대구·경북 혁신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혁신생태계 조성사업(자체예산)을 통해 지구별 핵심산업육성 협의체를 결성하고, 지구 간 동업종·이업종 간 교류회 및 간담회를 추진했다. 이어 지원기관 연계 규제개선과제 발굴, R&D 연구사업 지원 등을 통해 산·학·연 연계 혁신생태계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인 ‘경제자유구역 혁신생태계 조성사업’에 전국 최다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선 4개 기관(경북TP, 포항TP, 첨복재단, DGIST)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기업수요 기반 기업역량강화 지원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3개 지구에서 ‘2020 DGFEZ 혁신포럼’을 개최, DGFEZ의 현재와 미래 지구별 혁신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외형 확대와 더불어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전용용지 내 국내 유턴 기업 입주 허용을 건의해 관련 법령 개정으로 반영됐으며, DGFEZ 규제혁신협의회를 구성해 신규 규제혁신 과제 6건을 발굴했다.

지난해 8월 수성의료지구에서 진행된 국내 최초 일반인 대상 자율주행 셔틀버스 여객서비스는 중앙부처 규제샌드박스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신서첨단의료지구의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는 첨단의료기기 공동제조소 구축 실증 특구사업자 35개사가 사업별 안정성을 입증하고 선제적인 사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최삼룡 제5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 최삼룡 제5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최삼룡 청장, “혁신과 상생을 잇겠다”

지난해 7월 제5대 청장에 취임한 최삼룡 청장의 마케팅 슬로건은 ‘Promise for Success(힘이 되는 경제, 꿈이 되는 자유, 길이 되는 구역)’이다.

최 청장은 “DGFEZ는 끊임없이 최적화된 경영환경을 조성하고 국내외 기업을 위한 맞춤형 공간을 개발해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신산업육성을 선도해 나가겠다”면서 “위기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선도해 자유구역 입주기업에 성공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구·경북형 글로벌 혁신성장거점을 만들어 가는데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경자법 개정에 따른 5개년 발전계획 수립과 추가지정 노력, 코로나 시대 기업애로사항 해결 및 비대면 투자유치 활성화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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