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병 이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경북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오지원 교수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전장 유전체 기술을 이용해 인간 발생과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 경북대 오지원 교수
▲ 경북대 오지원 교수
연구팀은 단 하나의 세포(수정란)로부터 복잡한 인체가 만들어지는 과정 동안 발생하는 돌연변이들과 세포들의 움직임을 고해상도로 재구성했으며, 이는 향후 발생과정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희귀난치병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하나의 수정란이 인체의 다양한 장기를 만들어내는 인간 발생과정의 원리를 밝히는 것은 의생명과학의 근본적 물음이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배아의 파괴를 동반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부분의 배아발생 연구는 예쁜꼬마선충(C. elegans), 초파리, 생쥐 등 모델 동물을 이용해 이뤄졌다.

특히 예쁜꼬마선충의 배아 발생과정 연구는 2002년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종 간의 차이로 이들로부터 인간의 발생과정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 KAIST 주영석 교수
▲ KAIST 주영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7명의 시신 기증자에서 총 334개의 단일세포 및 379개의 조직을 기증 받아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세포 전장유전체 분석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를 이용해 윤리적인 문제없이 인간의 초기 배아 발생 과정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쾌하게 증명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응용하면 개개인마다 발생과정 중 나타나는 세포들의 움직임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경북대 오지원 교수는 “죽음에 이른 신체로부터 인간 생명의 첫 순간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놀라운 연구”라며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본인의 신체를 기증한 분들이 없었다면 이번 연구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 완성 20년 만에 단일세포 유전체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한 유전체 기술의 쾌거”라며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더 높은 해상도의 인간 배아 발생과정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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