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의 2022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 경쟁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0.90대1로 예상됐다. 전문대를 포함하면 0.71대1로 더 낮아진다. 지난 10일 각 대학이 수시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학령 인구의 큰 폭 감소로 대학에 갈 지원자가 모자라 대규모 정원 미달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국 각 지방대학의 신입생 확보 경쟁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 사립대학의 재정은 등록금 비중이 절대적이다. 학생 미충원은 재정난으로 이어져 대학의 생존과 직결된다.

벼랑 끝에 몰린 지역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문대학들은 잇따라 신입생 100% 장학금, 수업료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한다. 일부 대학은 관련 업종 종사자 유치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안경광학과가 대표적이다. “등록금을 지원할테니 등록만 해달라”고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4년제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대학에서는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입학성적 우수 장학금, 수시 합격자에게는 기숙사 혜택을 준다고 한다. 또 ‘뜨는 학과’의 경우 신설부터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반려동물학과가 단적인 예다. 대학 간 과당경쟁과 졸업생 과잉으로 취업난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근본적 문제는 이러한 유인책과 노력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특성화, 군살빼기, 우수 교수 유치 등 근본적 구조조정 없이 임시방편으로 대응할 경우 생존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지방대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진단은 많이 나왔다. 어떤 경우에도 대학의 자구노력과 정부·지자체 등 당국의 지원은 기본이다. 특히 지역대학의 경우 지자체 지원이 긴요하다. 지역대학의 몰락은 지역경제 붕괴, 인구유출 가속화 등으로 이어진다.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기 전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지난 5월 개최된 경북도와 지역대학 총장들의 모임이 관심을 끌었다. 이철우 도지사 초청 형식으로 열린 간담회에서는 지방소멸과 지역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자체와 대학이 손잡고 대처하기로 했다. 경북도 프로젝트 공동수행, 연구기자재·시설 공동 활용, 연구인력 교류, 상생협의회 구성 등에 합의했다.

특히 상생협의회가 주목을 끌었다. 명실상부하게 지역대학 회생의 ‘야전사령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서로 협조해야 한다. 지역민 모두가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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