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현금 깡’, 조기에 근절해야

발행일 2021-09-23 15:47:0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5차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불법 환전하려는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깡은 결제금액보다 10~20% 적은 현금을 돌려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단골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 난감한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불법 환전은 재난지원금 지급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불법 환전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빠른 시일 내 만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차 재난지원금은 추석 전 국민의 88%에게 1인당 25만 원씩 지급됐다. 신용카드 포인트, 지역 화폐 등 전자 화폐로 지급돼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사용처는 거주 지역으로 한정되며 백화점, 대형 마트, 유흥업종, 대형 온라인몰, 홈쇼핑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또 오는 12월 말까지 쓰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그러나 전통시장, 동네마트, 병원, 약국,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실제 소비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과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이다. 일부 업종을 대상으로 사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지원금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 없는 분야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소규모 동네마트 등에는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 해달라는 요청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있다고 한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불법환전 요구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는 글도 올라온다.

지역의 일부 중고거래앱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재난지원금 거래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사이트에서는 지역화폐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판매 글 게시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재난지원금 깡을 희망하는 계층은 생필품 등의 구매 필요성이 크지 않은 20, 30대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한다. 물론 당장 현금이 급한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제해야 한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재난지원금을 불법으로 현금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불법 재판매, 현금화 등 재난지원금을 지급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환수가 가능하며 더 나아가서는 형사처벌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난지원금은 지급취지가 왜곡되면 지원의미가 퇴색된다. 깡을 해도 괜찮더라는 인식이 확산돼서는 안된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규정을 지키는 사람들이 ‘나도 해볼까’하는 유혹을 느끼도록 해서는 안된다. 당국의 적극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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