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50억 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퇴직금 사태로 지난 26일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시·구의원 등 공천과정에서 중·남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덕’을 볼 수 있는 자리는 21석이다.
이는 대구지역 다른 기초자치단체에 비해 월등히 많다.
달서구가 29석으로 가장 많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이 3명인만큼 국회의원 1명당 8석 꼴에 불과하다. 북구와 수성구도 각 26석과 25석이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인만큼 1명당 12~13석 꼴이다.
곽 의원은 대구 중·남구 최초 재선 의원인데다 문재인 대통령 저격수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넓혀 차기 유력 대구시장으로도 꼽혔다.
그만큼 탄탄한 지지세를 바탕으로 큰 잡음 없이 무난한 공천이 이뤄지는 듯 했지만 아들 문제로 탈당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기존 곽 의원에 줄을 섰던 출마자들은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A씨는 “지금 분위기를 봐서 곽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은 위치에 서게 된 만큼 허탈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B씨도 “전혀 상상하지 않은 상황이라 참담함마저 느낀다”며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11월5일 이후 조직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곽 의원과 다소 거리감이 있던 출마 예정자들은 신이 난 모양새다.
출마를 준비 중인 C씨는 “경쟁자들과 동일한 출발점에 서게 된 만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곽 의원과의 관계로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던 인사들도 벌써 움직이는 분위기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중·남구 당협위원장 자리에 누가 앉을 지 관심을 끌면서 벌써부터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사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조명희 비례대표 의원 등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내년 중·남구 선거판이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무한 경쟁이 됐다”며 “드라마와 달리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