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도래와 함께 대구의 전통 산업인 제조업체가 퇴조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래 신산업이 뜨면서 산업 구조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변화에 편승한 업종은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흐름을 타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하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 산업 구조 변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를 주도하는 업종은 전기차 및 바이오 기업 등이다.

반면 대구의 5인 미만 사업장 및 근로자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등 하부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영세 업체들은 변화 흐름에도 둔감하다. 대구시는 지역 영세 사업장의 구조 고도화 등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내총생산(GRDP) 만년 꼴찌 도시의 불명예를 벗을 수 있다. 타지역보다 훨씬 높은 자영업자 비중도 줄여야 한다. 그러려면 알짜배기 기업과 직장이 많아져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지역 산업 구조를 개조해야 한다. 대구시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구의 5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의 63.5%(6만2천874개)로 전국 평균(61.5%)보다 2%포인트 높다. 5인 미만 사업장 비율이 대구보다 높은 곳은 제주(64.1%), 전북(63.8%), 강원·광주(63.6%) 뿐이다. 특히 대구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비율도 3번째로 높다.

대구시는 지난달 말 기준 지역 기업 시가총액 순위 집계 결과, 상위 7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대구시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2차전지, 의료분야 기업이라고 발표했다. 53개 대구 상장기업 중 시총 1위는 2차전지 양극제를 생산하는 ㈜엘앤에프(시총 6조1천895억원)가 차지했다. 3위는 의약물질을 연구·개발 제조하는 ㈜한국비엔씨, 6위는 에너지 관련 제조설비를 생산하는 씨아이에스㈜다.

2013년에는 대구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 중 1위는 대구은행이었다. 이어 자동차 부품기업, 기계 제조업체와 종합소매업 등 전통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 업종인 대구은행은 수십 년간 대구를 대표하는 부동의 1위 기업이었다. 그런데 지역 대표 기업들이 7년 만에 제조업 중심에서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구시는 정책 성과로 내세웠다.

지역을 먹여 살리는 주력 기업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역 경제가 튼실해진다. 주력 기업 육성은 대구시의 숙제다. 이와 함께 5인 미만 사업장과 자영업자 등 지역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기초가 부실하면 조그마한 충격에도 흔들리기 쉽다. 대구시의 정책적 배려와 노력이 절실하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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