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같은 일만 해왔습니다. 글쓰기는 또 다른 나를 들여다 볼 기회가 됐습니다. 글밭을 이루는 일이 만만치는 않지만 계속해서 함께할 좋은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서늘해지는 가슴을 채우기엔 이것만 한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는 일이 생각보다 기뻤어요. 어떻게 내 글이 심사위원의 눈에 들었을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수없이 반복된 퇴고의 시간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찡해 왔습니다. 팔순의 나이에도 차를 타고 가다 차창 밖을 보시면 글감이 생각난다는 어머니 말씀이 귓가를 맴돕니다.

글쓰기는 친한 친구처럼 저를 바짝 따라오다가도 저만치 멀어져 절대 함부로 곁을 내어 주지 않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을 삭이면 익숙하고 편안한 친구가 되어 주리라 믿고 싶습니다. 외로운 글쓰기 작업에 진정한 고독을 가르쳐 주신 곽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는 문우들과 몰래 내 글을 읽어주는 남편, 예리한 평을 서슴없이 해주는 딸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청도 공공 도서관 수필반 △오후 수필회원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