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전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두어 달 전에는 음식평론가가 사장으로 거론되다가 낙마했다. 그런데 요즈음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대장동 스캔들의 주역인 유동규씨가 전임 사장이었다. 그는 재개발 관련 일을 하다가 이재명 시장 선거를 도운 덕분에 성남도시공사 사장대행까지 했다. 그렇다면 경기도에서도 개발 일을 하면 될 텐데 생뚱맞게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맡았다. 그리고 한 일은 영화제작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했다. 결국 이재명 지사는 관광 전문성보다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에게 한 자리를 준 셈이다. 그러나 관광공사 사장은 아무나 할 자리가 아니다.
한편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일본, 대만을 다니며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남이섬을 직접 세일즈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앞장섰다. 또 관광이 주 산업인 강원도의 조직도 중요성을 감안해 관광국을 선임부서로 만들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활용해 경주, 안동, 영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확대되자 청정지역을 내세우며 봉화, 영양, 청송으로 불러들였다. 최근에는 ‘오징어게임’에 이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인 포항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KTX 개통으로 대구공항 이용객이 급감하자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를 대거 끌어들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만, 일본 등 인근 국가 관광객들이 대구를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로 만들었다.
이와 같이 CEO의 관심과 역할은 그 곳의 관광 현주소를 결정짓는다. 지금 대한민국 관광은 아쉽게도 뒷전에 밀린 느낌이다. 코로나로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여행업계는 대부분 중소 영세업체다. 그런데도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업종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유럽, 미국,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백신 접종자에게 출입국을 쉽게 해주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당국은 모든 나라나 지역으로의 해외여행에 대해 작년 3월부터 유지해 온 특별여행주의보를 11월13일까지 1개월간 다시 연장했다. 사실상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는 뜻이다. 또 외국인이 입국하려면 대부분 2주간 격리해야 한다. 이런 형편이니 아무리 BTS가 서울관광을 홍보하고, 영화, 드라마 현장을 보러 오고 싶어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게 우리 정부의 관광을 보는 시각이다.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각 정당마다 후보자들을 뽑고 있다. 그런데 후보들의 공약에서 관광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일자리, 저 출산, 지방 상생 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관광은 필수다. 물론 삶의 질을 높이고, 코로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관광이 큰 역할을 한다. 시각을 달리하면 관광의 참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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