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홀로 숨어들 피신처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때면 프로스트의 시를 뇌어보곤 합니다.

내가 가지 않은 길, 아니, 가지 못한 그 길은 어떠했을까….

앞산터널을 지날 때면 고독에 갇힙니다. 긴 터널, 나는 지금 어느 구간을 건너가고 있는 걸까를….

생의 구간 구간,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일까를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위안입니다.

카이로스는 온전히 마음을 다하는 순간이자, 내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결정적 시간입니다. 기회의 신은 그냥 오지 않는다고, 장거리 마라톤에서 점점 뒤로 쳐지고 있는 나를 채찍질합니다.

나를 가장 나답게 살아있게 하는 독백으로 주문을 거는 시간, 간만에 깊은 호흡을 했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 대구일보사에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자주 나를 외면하던 행운과 이어지는 모노톤의 일상, 이 무사의 평안에도 새삼 감사합니다.

가장 나다운 나를 찾는 그날까지, 어느 길 위에서, 내일도 나는 무언가를 향해, 오감(五感)의 날을 활짝 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가을볕이 너무나 환합니다.

△ 경북 상주출생

△ 계명대학교 대학원 졸업 (사회복지 전공)

△ 계간 ‘문장’ 29회 시부문 신인상 수상

△ 형상시학회, 대구시인협회, 문장작가회 회원

△ 시집 ‘채널의 입술’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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