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팽행선

발행일 2021-11-24 20:33:5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윤석열-김종인 만찬 회동에도 ‘선대위’ 합류 매듭 못지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으로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24일 전격 회동했지만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식당 ‘달개비’에서 윤 후보와 만찬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나’라는 질문에 “확정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에게 “선대위를 처음부터 출발을 잘 해야 하지 잡음이 생겨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윤 후보에게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고 출발하자는 뜻으로 말했다”고 했다.

뒤이어 나온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말씀하신 그대로”라며 “시간이 조금 필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위원장 직을 맡는 것은 시간을 좀 갖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일(25일) 최고위에서 총괄 본부장 발표는 진행된다”며 “‘‘어떻게든 잘 되도록 도와는 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윤 후보의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과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과 오후 잇따라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당에 모시겠다고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날 오전 권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20여 분간 면담했다.

권 총장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대화를 위한 ‘성의’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면담 후 취재진에게 “후보님의 뜻을 잘 말씀드렸고 (김 전 위원장이) 생각을 조금 더 해보시겠다는 취지로 저는 이해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님의 말씀을 전달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시겠다고 한 것”이라며 갈등 봉합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 후보도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인선 조율에 대해선 “그런 부분은 언급하기가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이 겉으로는 불편한 관계에 있던 김병준 선대위원장 등 일부 인선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세력관계를 둘러싼 알력 다툼도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가 꺼내든 ‘김병준 카드’를 자신에 대한 견제로 느낀다고 보고 있다.

기존 윤 후보 캠프에서 중용받은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인사들이 김병준 카드를 내세워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주호영(대구 수성갑)·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 박민식·신지호 전 의원 등 과거 친이계로 분류되던 인사들은 윤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업무를 맡았다.

반면 친이계는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연합전선을 형성해 자신들을 오히려 비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 내에서는 ‘원 톱’ 없이 일단 선대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시기에 얽매이기보다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이미 당초 4개 안팎으로 전망되던 분야별 총괄본부를 총 6개로 늘려 선대위를 꾸렸다.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 홍보미디어본부장 이준석 대표,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 확정됐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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